◎“초당협력 사안별 국한” 2년뒤 중간선거 압승 별러이번 미국선거는 공화당에 명암이 엇갈리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공화당은 68년만에 처음으로 상·하원선거에서의 연승이라는 위업을 이룩했지만 대통령선거에서는 32년만에 최초로 연패를 당했다.
공화당원들은 대통령선거에서의 쓰라린 패배를 아쉬워하면서도 의사당만은 사수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2년후 중간선거를 기약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1월20일 정식 출범하는 빌 클린턴 행정부가 각종 스캔들에 대해 조사를 받으면서 조기에 약체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98년 중간선거에서의 압승을 노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공화당의 앞날은 비관적이지 않다. 우선 이번 의회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미국사회 전반에는 보수적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게다가 대통령선거에서 연속 승리한 정당은 중간선거에서 대패해왔다는 근대 미정치사를 고려하면 민주당은 2년뒤 참패가 일단 예견되고 있다. 이같은 점으로 미루어 공화당의 앞날은 밝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6년 재선에 성공한뒤 2년뒤의 의회선거에서 하원의 경우 47석, 상원은 13석을 잃어 대패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72년 재선이후 하원에서 43석, 상원에서 3석을 빼앗겼으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재선 2년뒤인 86년 상·하원에서 각각 5석과 8석을 상실했다.
이번에 의회의 다수당 유지에 성공한 공화당이 보수적 색깔을 끝까지 고수하며 역사의 반복을 기다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대선직후 클린턴 대통령이 제의한 초당적 정국운영 방침에 화답하는 등 온건주의를 표방하고 나섰다.
공화당은 94년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한뒤 균형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백악관을 코너로 몰아붙여 사상 유례없는 2차례의 연방정부 폐쇄사태를 빚었다. 이같은 파행적 정국운영은 94년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운명이 끝장난 것으로 보였던 클린턴 대통령을 재기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클린턴행정부에게 약속한 초당적 협조는 예산적자문제, 의료보호 제도개혁, 감세정책 등 주요 국정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사안별, 조건부 협력을 의미한 것이지 유권자들이 위임한 견제의 역할까지 유보하겠다는 선언은 결코 아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공화당내 극우 세력의 지분은 크게 줄어들었다. 민주당내의 극좌세력이 위축된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영리한 클린턴 대통령이 선거직후 「사활적 중심(vital center)」에로의 집합을 부르짖으며 화합의 정치를 역설하고 나선 이유도 이같은 정치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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