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회사 차려 기업형 운영/대부분 범법자… 점조직형태 모집/루트 다양화,남·동해안까지 상륙조선족의 밀입국은 한국인이 우두머리인 점조직형태의 기업형 범죄조직에 의해 주도되며 밀입국루트도 다양해 중국 동해안 전역에서 한국의 전해안선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주간한국」 취재진이 10월말 10여일간 중국에 입국, 조선족의 한국밀입국 실태를 취재한 결과 확인됐다.<상보 「주간한국」 11월12일 발매>상보>
요녕(랴오닝)성 대련(다롄)항. 랴오닝, 흑룡강(헤이롱장), 길림(지린)성 등 이른바 동북3성 조선족의 밀입국 거점지역이다. 94년부터 최근까지 밀입국의 90%가 이 곳에서 이루어졌다.
대련시에 거점을 둔 알선조직은 합작공사, 무역회사, 인력송출회사, 해운회사 등의 간판을 내건 위장회사를 차려놓고 밀입국을 알선하고 있다. 한국인 우두머리는 밀입국 알선업자들 사이에 사두(서터우·뱀대가리)로 통한다. 대부분이 부도를 내거나 한국에서 수배된 범법자들이며 장기비자를 얻기 위해 위장회사를 차리고 사업가로 행세하고 있다. 올 봄 대련항에서 적발된 밀입국알선조직의 한국인우두머리는 D해운, J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밝혀졌으나 북경대사관의 확인결과 이들 회사는 시당국에 등록도 돼 있지 않았다.
밀입국조직은 기업형 범죄조직과 다를 바 없다.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며 3∼4단계를 거쳐 조선족을 모집한다. 최근에는 위장결혼한 조선족여성을 알선책으로 삼아 친척과 친구들을 통해 조선족을 대거 모집하거나 중국의 조직과 연계, 밀입국을 시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단속이 심해지자 밀입국은 더욱 교묘해지고 대형화하고 있다. 인천과 충남 등 서해안에 밀집됐던 상륙지점은 울산 마산 부산 목포 등 남해안은 물론 포항 등 동해안까지 확대됐다. 중국쪽 출발지점 역시 대련, 단동(단둥) 등 동북부해안에서 연태(옌타이) 연운(롄윈)항 등 남쪽해안으로 넓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제3국적 선박이 밀입국배로 이용되거나 러시아나 태국등 제3국을 통해 밀입국하는 경우도 있다. 1인당 5백만∼6백만원씩 받는 밀항선에 1백명 이상씩 태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밀입국 선박과 밀항자 검거건수는 ▲94년 21건 45명 ▲95년 45건 4백88명 ▲96년 52건 6백7명. 그러나 대련에서 취재진이 만난 밀입국 브로커는 『지난해 대련항에서 출발한 밀항선만 30회가 넘는다』고 말해 밀항자수는 한해 수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밀입국이 기업형으로 바뀌면서 국내의 밀입국조직과 중국 폭력조직과의 연계나 조선족으로 위장한 북한공작원의 잠입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이평수·정진황 기자>이평수·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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