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지난 3일 외출준비 지시”/법률고문은 “강제구인 대비한 것”11일로 예정된 3차 증인소환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힌 최규하 전 대통령이 4일 법정출두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측근에 따르면 최 전대통령은 12·12 및 5·18사건 9차공판이 열리기 전날인 3일 외출준비를 지시했다. 가족에게 양복 다림질을 부탁하고 친지에게는 전화를 걸어 부축을 당부했다.
최 전대통령의 조카 정모씨는 『3일 상오 서교동에서 「내일 나를 부축해줘야겠다」는 전화가 걸려와 법정에 출두하는 줄 알고 기다렸는데 정작 당일 아무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 전대통령은 94년 가을부터 요각통때문에 혼자 걷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 전대통령의 법률고문인 이기창 변호사는 「외출준비」가 사실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법률절차를 몰라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구인되는 줄 알고 대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담당재판부가 지난달 24일 상오 권정달 의원(무소속)이 공판에 불출석하자 곧바로 국회에 구인동의서를 보내 하오 공판에 자진출두시키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이자 이에 대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심경변화를 일으켜 소환에 응하려 했다가 이변호사등 측근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알 수 없다』며 『재판부가 최 전대통령을 직접 만나 진의를 파악했더라면 증언이 성사됐을지도 모른다』고 아쉬워했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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