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 고소하자 “명예훼손” 맞서시외전화를 둘러싼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치열한 공방이 마침내 법정싸움으로 번졌다.
사건의 발단은 10월22일 한국통신 서청주 전화국 대리 홍석영씨(36)가 충북 청주시 분평동 충청화훼공판장(대표 조병균)을 방문, 회선자동선택장치(ACR)를 철거해 발생했다. ACR이란 데이콤의 시외전화 식별번호인 「082」를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데이콤의 회선을 이용하는 장치로 데이콤이 3월부터 무료로 보급하기 시작해 현재 10만대가 설치돼있다.
ACR의 보급이 늘어나자 한국통신은 최근 직원들을 동원, 철거작전을 펴기 시작했다. 한국통신은 『ACR을 설치하면 월 1,200원정도의 전력요금을 내야 하고 전화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철거해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와중에서 홍씨도 충청화훼공판장의 ACR을 제거했다.
데이콤측은 ACR철거사실을 확인하고 고객동의 없이 ACR을 철거했다는 이유로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홍씨를 청주지검에 6일 고소했다. 데이콤은 화훼공판장 대표 조씨의 증언을 담은 테이프를 증거로 함께 제출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은 고객의 철거동의서를 받고 ACR을 철거했기 때문에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통신은 화훼공판장 직원의 철거동의서 사본을 증거로 내놓고 있다. 한국통신측은 『데이콤을 명예훼손이나 무고혐의로 맞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데이콤이 올 1월1일부터 제2 시외전화 사업자로 뛰어들면서 서로 앙숙이 된 양 기관은 통신위원회 등에 불공정경쟁 사례를 수차례 제소를 한 적은 있으나 법정에서까지 공방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선연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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