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Far Eastern Economic Review 사설 11월14일자북한 잠수함 한 척이 한국으로 잠입한 후 8주가 지나는 동안 우리는 한 줌의 북한인들이 엉성한 장비의 플라스틱 보트를 타고 온다해도 얼마나 큰 손상을 입힐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한국측에는 그간 모두 16명의 사망자가 났다. 이 가운데는 북한 공비들이 죽인 노파 한 명과 공비를 수색하던 한국군에 의해 잘못 사살된, 버섯을 따고 있던 주민 한 명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군은 결국 침투공비 한 명을 생포, 얼마후 기자회견장에 내보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기자회견이 거둔 선전효과보다 그가 오만하게 지적한 한국측 방어망의 허술함이 오히려 더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생포된 공비 이광수에 따르면 북한 잠수함이 한국 영해에 들어 왔을 때 수중 음파탐지기를 갖춘 한국 해군함정 한 척이 현장 해상에 있었으나 북한 공비들은 『아주 간단하게 이를 피했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이번 잠수함 사건으로 초래된 두번째 타격을 일상생활에서 받고 있다. 관광객들은 집밖에 나서지 않고 버섯을 따는 사람들은 몸을 사려 산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 또한 어부들은 강제로 해안에 발이 묶여 있다. 성실한 신고자인 택시기사에게 기선을 빼앗겼다고 느낀 해안 군부대 초소들은 한국의 동해안 보호에 새삼 관심을 증대시킨 것 같다.
때로 실패의 경험이 강력한 동기부여의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안보를 굳건히 하려면 북한의 공격이 어떤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큰 가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북한이 쇠퇴하면 쇠퇴할수록 북한이 제기할 위협의 복잡성과 비정상적 성격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세계 수준급의 방위력을 자랑할지 모르나 그들도 손자병법을 읽었다면 정면공격보다 국지적으로 침투해 물처럼 행동하며 처음에는 상대의 허점을 탐지하고 서서히 그 틈새로 스며드는 침투가 더욱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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