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청장이 한장 날아 왔다. 독일대사관에서 보내온 것이었다. 라인란트팔츠주 부총리가 현지상공인들을 이끌고 방한해 11일 투자설명회를 갖는 자리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독일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의 자치단체의 투자유치단이 서울에 몰려오고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주민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이역만리 타국땅을 찾아오는 것이다.1,200만 시민을 위해 일하는 서울시는 어떠한가. 최근 우리사회를 뒤흔든 버스비리사건을 보면서 서울시는 시민을 위한 곳이 아니라 공무원과 업자를 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서울, 우리의 서울」이라는 구호가 무색하다.
서울시는 버스비리사건이 터지기 이틀전 동대문운동장에서 화려한 잔치를 벌였다. 시민의 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세계 최대의 깃발을 만들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 깃발이 기네스북에 올랐다며 자랑했다.
몇십년 동안 온갖 사건 사고에 찌들어 있는 수도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멀리는 와우아파트 붕괴사고부터 최근의 성수대교붕괴와 삼풍백화점참사에 이르기까지 서울시 공무원의 비리와 연계된 사건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한 나라의 수도에서 일어난 여러 유형의 사건 사고만으로도 기네스북에 오를지 모르겠다.
조순 시장은 「포청천」의 기개를 내세워 최초의 민선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조시장이 취임한 뒤에 불거진 버스비리를 보면서 서울시의 비리는 포청천도 어쩔 수 없는 것인가라는 의아심이 들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성과도 좋았음에도 불구, 다시 복마전소리를 듣게 된 것은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조시장은 5만여 시청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60년대 당시시장인 김상돈씨는 『서울시는 복마전이다』라고 설파했다.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서울시는 아직도 복마전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이역만리 타국땅을 찾는 선진국 자치단체들의 철저한 봉사자세를 언제쯤이나 갖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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