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상하원 의원선거에서는 강경 보수주의자와 정통 민주당원이 고루 당선돼 유권자들의 균형감각을 드러냈다. 주지사 선거에서는 양당의 전통아성이 무너지고 아시아계가 부상하는 등 이변을 낳았다. 당선된 화제의 인물들을 살펴본다.○공화 보수노선 주도 10선
◇뉴트 깅그리치(53·하원)=94년말 상하원 선거에서의 「공화당 바람」을 타고 보수주의를 주도했으며 그간 하원의장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조지아주에서 10선을 기록했다. 79년 연방하원 당선전 교수였던 그는 「공화당 혁명의 건설자」를 자임, 백악관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특히 소수민족 복지와 의료혜택 축소를 포함한 대폭적 연방지출 삭감 및 의회강화 정책을 추진, 올들어 3차례나 연방정부 업무마비를 초래했다. 결국 이것이 밥 돌 후보의 패배에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격전끝에 전 주지사 눌러
◇존 케리(53·상원)=매사추세츠주에서 격전끝에 윌리엄 웰드 전 주지사를 누르고 3선 고지에 올랐다. 월남전 참전용사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 손꼽히는 비둘기파. 사형제 폐지, 낙태권 보장에 앞장섰으며 91년 걸프전 때는 미국의 참전에 반대했다. 군사비 축소 및 마약과의 전쟁에 더욱 많은 자금을 투자할 것을 촉구하는 등 공공정책 옹호론자로 인식돼 있다.
○클린턴 텃밭서 ‘공화깃발’
◇팀 허친슨(상원)=클린턴 대통령의 텃밭이자 민주당의 아성인 아칸소주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돼 남부를 경악시켰다. 그는 데이비드 프라이어 의원의 사퇴에 따른 공석을 놓고 여유를 부리던 윈스턴 브리안트 후보를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이번 당선으로 남북전쟁 후 처음으로 아칸소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공화당원이란 영광을 안게 됐다.○뉴햄프셔 첫 여성주지사
◇진 샤힌(49·주지사)=민주당 주상원의원 출신으로 뉴햄프셔주 사상 첫 여성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는 특히 보수파의 거점으로 공화당이 주지사를 독점해 온 뉴햄프셔주에서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주지사가 됐다. 그는 경쟁자 오비디 라몬타그 후보의 고향인 맨체스터시에서도 우세를 보여 공화당을 한숨짓게 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적극적 현지 지원유세가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토 첫 아시아계 주지사
◇게리 로크(46·주지사)=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본토의 첫 아시아계 주지사(워싱턴주)로 기록되게 됐다. 중국이민 3세인 그는 어린시절 공공주택에서 어렵게 생활한 과거를 갖고 있어 이번 당선은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으로 평가된다. 유세에서 그는 미국의 교육체계를 「위대한 평형장치」라고 강조, 자신의 성공이 교육체계의 우수성에 있었다고 찬양했다. 그의 당선은 극우 기독교연합의 앨런 크라스웰을 물리친 것이어서 더욱 의미있게 받아들여 진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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