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부대장 오 대령 작전회의중 피습 참변/산발한 뒷모습 “적이다” 직감 일제히 사격휴전선을 북쪽으로 불과 8㎞거리에 두고 19시간 20분에 걸쳐 숨가쁘게 전개된 군의 추격전 끝에 공비잔당중 정찰조 2명이 사살됐다.
▷교전◁
5일 새벽 4시28분.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창바위마을 야산에서 매복근무를 서고있던 육군 불사조부대 2대대 7중대 매복조 4명은 발자국소리와 함께 2명의 검은 물체가 인근 휴양림쪽에서 걸어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누구냐 손들어』라는 매복조의 수하에 이들은 『3대대 중사다』라고 태연히 대답했다.
공비임을 직감한 매복조는 「철커덕」하는 소총장전소리를 듣는 순간 일제히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박수완 상병(22)이 송영훈 상병과 함께 탄창 3개를 비우는 사이 수류탄 한 발이 날아들었다. 송상병이 총탄과 수류탄파편을 다리에 맞아 부상했고 공비잔당은 한 명이 부상한 다른 한 명을 부축하며 40m아래 숲속으로 도주했다. 4일 하오 3시10분 인제군 서화면 서화2리 민통선내에서 공비잔당이 첫 발견된 지 13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피습◁
첫 교전이 있은 이 때부터 2시간32분간 조명탄과 야광탄이 밤하늘을 수놓는 가운데 대대적 추격작전이 전개됐다. 매복과 함께 야간수색작업이 병행됐다. 상오 7시.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교전지역에서 공비도주로를 분석중이던 합신조에 갑자기 M16 총탄 80발과 함께 수류탄 4발이 날아들었다. 공비들은 최후의 순간이 다가옴을 느낀듯 합신조 회의현장을 발견하고는 약 80m능선위에서 기습공격을 가한뒤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이 교전에서 서형원 대위(34) 강민성 상병(22) 등 2명이 전사하고 12명이 부상했다.
상오 8시55분께 교전지역 인근에서 공비들의 모습이 또 탐지됐다. 『탕, 탕, 탕탕탕』 수색대원들과 공비간에 수분간 총격전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3군단 기무부대장 오영안 대령(47)과 수색대원 1명이 총탄에 부상했다.
▷사살◁
날이 밝으면서 헬기와 특공연대 병력이 대대적으로 투입돼 공비들의 은신 및 도주예상지역에 대한 철저한 수색작업이 전개됐다. 상오 10시30분께 창바위마을 야산에서 공비들의 모습이 비호부대 13특전대대 3중대 수색대원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12명의 중대원과 함께 산등성을 오르며 수색작전을 펴고 있던 장선용 상사(37)는 연화동계곡쪽에서 산발한 공비의 뒷머리를 보는 순간 「적이다」는 직감으로 정조준사격을 가했다. 공비 한 명이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장상사의 눈에 들어왔다. 장상사는 숨진 공비를 살피는 다른 공비 한 명에게 『투항하라』며 4차례 소리쳤다. 공비가 장상사의 말에 응답없이 가슴팎에서 수류탄을 꺼내는 순간 다시 한 발의 총탄이 산공기를 갈랐다. 정찰조 2명의 49일간에 걸친 도주는 그 곳에서 끝났다.
▷발견◁
이에 앞서 공비 2명이 처음 발견된 것은 4일 하오 3시10분께. 강원 인제군 서화면 서화2리 민통선 북방 속칭 산머리 곡산(해발 1,019m)에서 벙커작업을 하던 육군 을지부대 51연대 4대대 소속 장병들은 수십m전방에서 거동수상자 2명을 발견했다. 군은 이들이 남동쪽 매봉산(해발 1,271m) 쪽으로 도주하자 을지부대 3개 연대와 노도부대 1개 연대 등 4개 연대와 헬기 5대를 현장에 투입, 수색작전을 시작했다.<인제=서사봉·최윤필·김정곤 기자>인제=서사봉·최윤필·김정곤>
□무장공비 소탕일지
①9.18일 잠수함 발견
②9.18일 시체 11구 발견
③9.18일 이광수 생포
④9.19일 3명 사살
⑤9.19일 3명 사살
⑥9.19일 1명 사살
⑦9.22일 1명 사살
⑧9.22일 1명 사살
⑨9.28일 1명 사살
⑩9.30일 1명 사살
⑪10.9일 민간인 3명 피살
⑫10.22일 아군 1명 납치피살
⑬11.5일 2명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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