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선거기간에 미 유권자들이 보여준 가장 특징적인 현상은 정치적 무관심과 워싱턴 정가에 대한 냉소주의라 할 수 있다. 민주당 후보 빌 클린턴 대통령의 우세는 유권자들의 적극적 지지 표시라기보다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들」에 대한 「차악의 선택」으로 봐야한다는게 대부분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유권자들을 선거에 몰두시킬만한 이슈를 생산해내지 못했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있다. 이는 특히 돌 후보 진영의 가장 큰 실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대세를 뒤집을 만한 이슈가 애당초 나오지 않게 돼 있었다는 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가 계속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권자들은 다른 정치이슈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라는 것.
4일 뉴욕 타임스는 유권자들의 이같은 동향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역으로 애리조나주를 예시했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우세지역이다. 클린턴이 이곳에서 이긴다면 48년이후 민주당이 거두는 첫 승리가 되는데 이날 현재 클린턴은 돌 후보를 12%포인트나 앞서 있다. 클린턴 재임기간에 이 지역은 33만6,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주택건설이 16% 증가하면서 생활이 훨씬 나아졌다.
유권자들은 양대후보의 열전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현상에 만족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배경으로 보수나 진보의 이념적 분위기가 퇴조하는 대신 중도주의로 쏠리는 미국사회의 일반적 경향을 들고 있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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