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광고에 흠집을 내라」성공적인 다른 상품을 공격하는 선정적인 광고로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가 늘고 있다. 「스캔들 광고」, 또는 「비교 광고」라 불리는 이 수법을 이용하는데는 일단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보자는 속셈에서 다른 제품의 비판을 자사 제품의 우수함을 선전하는 쪽으로 역이용하자는 계산까지 다양하게 깔려있다. 싸움의 형태도 1대1, 1대다 등 각양각색이다.
최근 컴퓨터회사 아프로만이 낸 신문광고 「닭 쫓던 개?」편이 대표적인 경우. 지난해부터 대형 컴퓨터 양판점으로 컴퓨터 유통업계에 바람을 몰고 있는 세진컴퓨터가 회사 광고의 대표 이미지로 진돗개를 이용하자 아프로만은 이를 역이용했다. 세진컴퓨터는 팔려간 진돗개가 주인을 찾아 험난한 길을 되돌아 가는 충직함을 내세워 「한번 주인이면 평생 주인」이라는 서비스정신을 강조하면서 최근 세일광고에서 이 진돗개를 적극 활용했다. 아프로만의 「닭 쫓던 개?」는 진돗개의 상대개념으로 닭을 등장시켜 닭 쫓던 개가 아프로만 컴퓨터에 올라있는 닭을 쳐다보는 모습을 연출했다. 역시 컴퓨터 세일광고인 아프로만의 이 광고는 세진의 세일 바람도 자사제품의 세일에는 못 미친다는 선전효과를 내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세진컴퓨터 이미지를 역이용한 광고이다.
이보다 앞서 미스터피자는 국내 피자시장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피자헛을 흠집내면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어 법정공방까지 벌어졌다. 프라이팬에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피자를 드셨다면 「피자, 헛 먹었습니다」는 미스터피자의 광고에 피자 헛이 자사 제품을 비방하는 광고라며 발끈해 「비방광고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바람에 미스터피자 광고는 지난 9월 두차례 광고를 내고는 광고게재가 금지되었다.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싸움처럼 국내에서도 같은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두 회사의 광고싸움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한 회사가 같은 제품을 내는 다른 여러 기업의 약점을 공격하면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비교광고도 늘고 있다. 88년부터 한동안 신문1면 광고를 독점하며 광고 공세를 벌인 파스퇴르유업의 품질선전 광고를 비롯하여 최근 보해양조의 「스테비오사이드 무첨가 소주」광고와 남양유업의 「이유식 바로잡기」광고가 이런 경우에 속한다.
보해양조는 최근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소주 감미료 스테비오사이드를 대체하는 감미료로 소주를 만들겠다고 선전하면서 다른 소주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남양유업은 이유식은 젖병으로 먹이지 말고 떠먹여야 된다는 이유식의 바른 습관을 광고로 내세워 젖병을 등장시키는 다른 이유식 광고의 오류를 꼬집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