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란주점까지 통로 개설/시민들 “공익성 외면한 처사”서울시가 시민편의 증진이라는 명분아래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 지하통로와 대형 유흥업소를 연결시켜 공익성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시는 지하철역 지하통로를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에 따라 업종에 관계없이 역기능에 장애가 없는한 개설 신청된 지하통로를 모두 허가할 계획이어서 「지하철역 유흥업소」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하통로 개설허가 여부의 기준이 되는 조례 등 관련 법령은 없는 상태이다.
4일 밤 지하철 7호선 강북구간 수락산역. 난데없는 취객들의 고성방가에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시끄러운 음악과 노랫소리가 흘러나온 곳은 상계1동사무소 방향 4번 출구 지하통로와 연결된 H단란주점. 2백80여평 규모의 H단란주점은 1백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홀과 40인용 1개 10∼15인용 6개 등 룸 10개를 갖춘, 이 일대에서는 가장 큰 유흥업소이다.
수락산역 안내도에는 4번 출구가 「일」자형인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ㄹ」자형이다. 상계1동사무소 방향으로 나가는 시민들은 미로같은 통로 20여m를 돌아가야 한다. 또 처음 온 시민들은 잘못 들어선 줄 알고 역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이 지하통로는 특히 인근 10여개 초중고교 학생들의 등하교길이어서 학교주변 환경을 무시한 비교육적 처사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주민 유민아씨(35·노원구 상계동)는 『밤이면 취객들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져 지하철역인지 유흥가인지 분간이 안된다』며 『공익성을 무시하고 이상한 구조의 지하통로를 만든 시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건설본부와 협약을 맺은 개인이 통로개설 공사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상업시설과 지하통로가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기능상 장애만 없다면 단란주점이나 카바레 등 유흥업소도 충분히 연결통로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청관계자는 『H단란주점은 근린생활시설로 허가가 났기 때문에 서류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 도중이나 준공 후 지하통로 신청이 들어올 경우 공기연장이 불가피하고 구조물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어 연결통로 심사및 허가를 신중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지하철 5∼8호선의 지하통로 신청건수는 36건으로 이 중 20건 정도가 개설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박일근 기자>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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