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성공위한 열쇠 남자들만의 것은 아니다『직장생활 6년 만에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얼마 전에 프로그램 협찬사를 구하러 다녔는데 번번이 거절당했거든요. 그런데 남자동료들은 인맥을 활용해 몇차례의 술자리를 갖고 쉽게 협찬을 따내더라구요. 사람이 바로 재산이구나 절감했습니다』―권경임씨(30·방송사 PD)
직장여성들 사이에 「인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적 성공을 원하는 여성이 늘면서 성공의 열쇠로서 인맥의 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맥을 「배경」이나 「처세술」정도로 폄하하던 여성들이 이제 「성공하려면 인맥을 쌓아야 한다」는 데 적극 동의한다.
잡지편집인 김영주씨(36)는 폭넓은 인맥을 업고 지난 8월 오래 전부터 꿈꿔온 잡지편집대행사를 차렸다.
잡지계에서 소문난 그의 인맥관리 비결은 관련인사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활용이다. 89년 잡지편집대행사인 안그래픽스에 입사한 후 「행복이 가득한 집」 등 여러 잡지를 만들며 알게 된 1천 3백여명의 정보를 컴퓨터에 수록, 관리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동원 능력이 중요한 잡지계에서 신상명세는 물론 취향과 여행습관까지 적어놓은 이 자료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재산이다.
5년뒤 쯤 창업을 꿈꾸는 프랑스관광성 한국사무소장 이명완씨(33)는 지난 9월 연세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여자대학에서 어학을 전공했던 그는 이번 진학이 사업구상에 대한 조언과 도움을 주는 인맥형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지난 5월 서울YMCA 93년 역사상 첫 여성부장이 돼 화제를 모은 이승정 청소년사업부장(41)은 시민운동에 대한 동지의식을 바탕으로 인맥을 만든다. 올해로 8년째 「건전한 비디오문화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을 지휘해 온 그는 영상분야에서만 매년 30여개의 프로그램에 1백명 이상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냈다.
끈끈한 동지애가 바탕이 된 인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93년 TV의 상업성을 경고해 큰 반향을 일으킨 「TV끄기 운동」도 인맥이 힘을 발휘한 예. 오랜 친분관계를 맺어온 언론종사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도움이 되었다.
친목단체나 동호회도 인맥쌓기의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화장품회사 직원인 이영순씨(30)는 정보교환과 인맥관리를 위해 동업계의 홍보직원들이 모이는 월례 친목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 소극장 학전의 프로그램 기획자 김지현씨(27)는 문화이론을 공부하는 모임에 참가,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교분을 튼다.
「인테크」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성중심의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직장문화에서 여성의 인맥형성이 쉬운 일은 아니다. 「월간 인턴」조사에 따르면 국내 40개 대기업의 과장급이상 간부직 중 여성은 1.05%(95년 9월 현재)만을 차지, 인맥형성이 출발부터 불리하다.
그러나 미래는 밝다. 「인맥만들기」의 저자 이경훈씨(31)는 『여성들은 친화와 수평적 인간관계에 뛰어나기 때문에 명령과 통제방식에 익숙한 남성들에 비해 정보화사회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이성희 기자>이성희>
◎인맥관리 7가지 포인트/잡지 편집인 김영주씨
◇컴퓨터를 적극 활용한다=기억력과 여기저기 흩어진 메모용지로는 다양한 개인정보를 놓치기 쉽다. 데이타베이스에 신상명세 외에 전문영역, 특기와 취향을 기록한다.
◇3∼4일에 한 번은 꼭 명함을 정리한다=명함이 며칠씩 밀리면 DB를 구축하는 것도 큰 일이 된다.
◇나를 기억시킨다=한번 만나 좋은 인상을 주었다고 해서 인맥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끔 안부전화를 하고 상대의 관심분야에 대해 흥미를 표시한다.
◇밥상머리에서도 메모한다=한 사람을 만나면 그에게서 10가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식사나 술자리에서 나오는 짧은 정보가 사업의 운을 가른다.
◇남자를 동지로 만든다=남자와의 관계를 잘 푸는 것은 쓸데없는 구설에 올라 기력과 능력을 소모하는 불상사를 없애 준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성화하는 것.
◇상대방의 특기를 살려준다=가장 자신있는 일을 맡게될 때 사람들은 인정받았다는 자긍심을 느낀다.
◇진지함과 성실성으로 신뢰를 키운다=극단적인 자유파나 보수파는 열광적인 팬과 적을 동시에 만든다.
◎인맥관리 가이드북
◇성공하는 여성은 인맥으로 승부한다=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기업컨설턴트인 미다케 히로코가 쓴 책. 저자는 인맥을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느냐는 수적인 개념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깊이의 정도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9세 뒤늦은 나이에 전업주부에서 전문직 여성으로 탈바꿈한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내 사람 만들기’ 요령을 쉽게 설명했다. 언어문화 간.
◇인테크=농협중앙회교육개혁단장 조관우 지음. 인맥을 출세를 위한 처세술이 아닌, 지피지기를 통해 공동승리를 추구하는 인간관계로 파악한다. 다양한 체크리스트를 통해 대인관계의 문제점을 짚어주는 것이 특징. 21세기 북스 간.
◇인맥만들기 2=이경훈 지음. 거대한 조직 안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인맥은 꽃과 같아서 정성스럽게 키워야 하며 사람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사람에 따라 접촉을 차별화하여 신뢰를 쌓으라고 들려준다. 행담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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