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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참여/이홍구 신한국당 대표(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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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참여/이홍구 신한국당 대표(아침을 열며)

입력
1996.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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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참여를 획기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 우리가 처한 이른바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는 최선의 해결책일 수 있다. 지금 정치·경제·윤리·치안 등 여러분야에서 발전보다는 정체의 적신호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어려운 고비를 오히려 도약의 계기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인가?이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이미 여러번 약속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모든 분야에서 과감히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부지런한 일손이다. 그것도 감성과 창의성과 부드러움이 넘치는 일손이다. 21세기로 향한 경제전쟁에서 영상·패션·정보 등 점차 다양화해가는 많은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근면하고 섬세한 손이 최대무기인지도 모른다.

우리 여성을 가사활동에만 얽매이게 하지 않고 경제도약에 참여시키기 위해선 보다 많은 시설의 확충이 요구된다. 보육시설의 확대, 방과후 아동지도제도의 도입, 학교급식의 전면적 실시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번 국회회기에 학교급식확대를 위한 법안이 제출되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여성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보다 다양한 조치가 시급히 취해져야 한다.

우리의 정치도 새로운 스타와 스타일을 필요로 하고 있다. 고비용저효율의 폐해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가 바로 정치인지도 모른다.

우리 정치는 해묵은 관행과 대본에 얽매여 있다. 이러한 정치의 틀을 단숨에 깨어버리는 방법의 하나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과감히 확대하는 것이다. 여성의원이 9명이 아닌 50명이상의 국회는 상상만 하여도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여성의 공직참여 비율제고도 이미 설정한 목표를 달성함은 물론이고 더욱 촉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그것이 정부의 생산성과 관료의 유연성을 동시에 높이는 지름길이다.

우리는 지금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무엇보다도 원하고 있다. 그것은 사고가 없는 사회, 치안이 확보된 사회를 뜻한다. 사고예방을 위한 각종 안전관리체계의 운영에도 여성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획기적 능률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폭력으로부터의 해방을 지향하는 치안문제해결도 우리여성이 선두에 서서 범국민적 운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때 그 효율성이 더욱 증대될 것이다.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등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여성들이 앞장서서 강구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도처에서 가치관의 혼란과 사회윤리의 붕괴가 수반하는 병리현상을 발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처방, 그리고 치료는 여성의 적극적 참여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함께 꾸며 가려는 가정과 이웃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여성의 꿈과 지혜와 결단이 이 나라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의 세계경쟁력 보고에 의하면 한국여성의 사회활동 수준은 조사대상 42개국중 41위라는 딱한 처지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이러한 후진성이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견 모순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만약 우리의 여성참여가 경제의 부피나 수출의 크기에 비례하여 세계 11위로 뛰어 오른다면 이른바 총체적 위기는 확실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나 민간부문에서 내놓고 있는 많은 타개책에 더하여 어떤 의미에선 그 어느것 보다도 여성의 참여확대를 획기적으로 촉진시키는 국민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이것도 선택의 문제이며 결단의 주체는 우리 국민 모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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