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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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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 성과

입력
1996.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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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인식차 “최소화” 공조 “최대화”/미 「당근」서 「채찍」으로 정책 전환/소규모 도발도 공동대응 합의/“북미 개별접촉 불가” 협상범위 한계 그어제28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는 양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그동안의 인식차이를 최소화함으로써 공동대응의 의지를 최대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월 북한잠수함 침투사건 이후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의 발언 등으로 공조에 이상한 조짐이 우려되는 가운데 양국 국방장관이 얼굴을 맞댄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 쏠린 국내외의 관심은 비상했다.

회의결과 미국측은 북한의 군사위협이 실질적이고도 심각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다. 따라서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당근」에서 「채찍」으로 전환케 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회의가 끝난 뒤 양국이 발표한 공동성명서에 강력한(ROBUST), 확실한(FIRMLY) 등의 용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점도 미국의 대북인식이 상당부분 우리와 일치하게 됐음을 증명했다.

이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우리측은 대잠훈련 등 한미연합훈련과 조기경보감시태세를 강화한다는 합의를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었다.

특히 잠수함침투사건을 계기로 한미군사공조의 취약점이었던 중소규모 도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키로 한 것은 큰 성과로 꼽힌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한미연합사와 합참은 조만간 한반도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지전 등 소규모 분쟁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을 마련해 즉각대응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한미간 「균열」의 진원지였던 북·미협상의 한계를 분명히 한 것도 이번 회의의 성과다. 우리측은 한반도의 평화체제문제는 남북이 주도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북·미 개별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음으로써 북·미 직접접촉과 협상범위에 한계를 그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모았던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문제는 이번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북한 핵개발동결 및 경수로지원합의(북·미제네바 합의)를 외교성과로 자랑하는 미국으로서는 대통령선거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북한의 반발이 분명한 팀스피리트훈련 재개요구를 받아들이기가 곤란했다는 분석이다.

주한미군시설의 조기반환문제와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과세면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 해묵은 현안들도 해결을 보지 못한채 숙제로 남게 됐다. 특히 사정거리 1백80㎞ 이내로 우리의 미사일개발을 규제한 미사일각서 폐기문제는 지난해 SCM에서 원칙적으로 합의가 됐으나 구체적인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우리측은 최근 북한의 노동1호미사일 발사계획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각서폐기가 시급하다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시원한 답변을 얻어내지 못한채 실무회담으로 넘겨야 했다.<워싱턴=송용회 기자>

◎한미안보협의회의 성명 요지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체제 추구는 남북한이 주도해야 하며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문제는 미북간 개별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양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4자회담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할 것을 촉구하며 군사정전협정은 항구적 평화체제에 의해 대체될 때까지 유효하다.

북한 잠수함 무장공비침투사건은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행위로 북한의 무력도발행위에 대해 한미양국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며 재발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북한에 강력히 촉구한다. 북한의 대규모 재래식 군대와 장거리포병 증강 및 미사일개발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 남북간 상호신뢰구축 증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군사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북한에 대해 한국정부와 직접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에 대한 어떠한 무력침략도 격퇴할 수 있는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지원과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한다. 강력한 한미연합연습계획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지하고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데 필수적이라는데 견해를 같이 하고 양국의 군수 방위산업 및 공동연구개발계획을 포함한 기술협력이 호혜적으로 발전돼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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