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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악기 부도사태 충격/악기업체 생존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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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악기 부도사태 충격/악기업체 생존 몸부림

입력
1996.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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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국내·중저가품은 해외생산 차별화/감원·조직통폐합 등 군살빼기작업 추진/기술·원가부담 늘어 생산라인까지 줄여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피아노·기타 등 국내 악기제조업체들이 최근 삼익악기 부도사태에 큰 충격을 받고 기술력제고 원가절감 등 생존을 위한 경영합리화에 나서고 있다.이들 업체들은 대표적 노동집약업종인 악기산업이 과거처럼 값싼 인건비에 의존해서는 가격경쟁력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국내생산의 고부가가치화, 해외공장 이전, 작업장 합리화 등의 체질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악기업계중에서도 불황의 여파가 특히 심한 업종은 한때 세계 제1의 악기수출국임을 자임했던 피아노와 기타부문. 이들 업종은 기술과 원가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늘어날대로 늘어난 생산규모를 적정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하는 라인조정의 숙제까지 안고있다.

삼익과 함께 피아노업계의 쌍두마차를 형성했던 영창악기(주)(대표 남상은)는 3일로 창립 40주년이라는 뜻깊은 행사를 맞지만 어느때보다 우울한 분위기이다. 창업이래 처음으로 올 상반기 50억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나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영창은 중·저가제품은 해외에서, 고가품은 국내에서 담당하는 생산기지의 다변화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4,000만달러를 투자해 중국 톈진(천진)에 세운 연 6만대 생산규모의 피아노 완제품공장이 3월 본격 생산에 들어갔고 미국 시애틀에도 원목제재공장과 기타공장을 세워 한국―중국―미국을 잇는 삼각생산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영창이 무엇보다 기대하는 것은 지난해 가을 개발한 청각분야의 멀티미디어 칩과 같은 첨단부품개발이다.

이흥섭 영업이사(53)는 『국내 피아노보급률이 18%로 포화상태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내수시장확대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때 세계 최대규모의 생산력을 자랑하던 기타업체들도 불황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업체마다 군살빼기가 한창이다. 중견기타제조업체인 유진흥산(대표 이재형)은 생산규모 축소와 조직통폐합을 실시한데 이어 저가브랜드로 인식돼왔던 자체브랜드 「메이슨」을 내년부터 중·고가 브랜드인 「유진」이란 상표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타수출업체인 상진산업(대표 김상철)은 지난해 중국 톈진에 세운 목재가공 및 조립공장에서 중저가모델을, 국내의 인천·충북 공주공장은 고가품을 생산하는 가격차별화 정책을 펴고있다. 지난해보다 수출물량이 20%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기회에 인력과 자재를 전면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를 생산하는 심로악기(대표 심재엽)는 최근 인건비절감을 위한 감원을 단행한데 이어 이달중 조업단축을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50%이상 늘어난 180억원정도로 예상되지만 앞으로의 시장상황이 불투명해 작업장의 체질개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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