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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필의 식도락(안현필 「삼위일체 장수법」:138·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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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필의 식도락(안현필 「삼위일체 장수법」:138·끝)

입력
1996.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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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연식 양다리 걸치면 몸 망친다/우유 한컵+볶은 콩가루 2스푼 “만병치료 드링크”/현미식초까지 타면 대머리부분에 검은털이 “쑥쑥”<이 글을 쓰게 된 동기> 이 글을 쓰기 며칠 전에 K란 분이 찾아와서, 『안선생님. 저는 안선생님이 과거 10년간 「건강다이제스트」에 쓰신 글과 최근까지 약 3년간 「한국일보」에 쓰신 글을 애독하여 왔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이 글이 과연 팔순 노인이 쓴 글인가 하고 의심·감탄하면서 읽어왔습니다. 보통의 팔순노인은 노망이나 하지 안선생님과 같은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팔순노인이 노망하지 않고 안선생님과 같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건강을 위해서 보통 아닌 노력을 하여왔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나이가 안선생님의 손주벌인 37세밖에 안됩니다만 팔순이 넘은 안선생님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100년 동안 노력하여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선생님은 「경험자의 충고에 순종하면 10년 고생을 1년으로 단축할 수가 있고, 건강에 관한 충고에 순종하면 일생 고생을 단 3개월로 단축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오늘은 안선생님의 실물을 직접 구경하고 충고를 받으러 왔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안서방 왈, 『와서 안서방의 꼴을 구경한 첫 인상은 무엇인가』. K군 대답, 『사람의 건강은 「얼굴색, 말소리, 자세」로 판단할 수 있는데, 안선생님의 얼굴색은 37세인 저보다도 월등하게 좋습니다. 그리고 말소리는 우렁차서 대표적인 건강 목소리입니다. 또 몸의 자세는 보통사람은 60이 넘으면 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지는데 안선생님은 정반대로 뒤로 구부러지고 있군요. 또 소문으로 듣기에는 안선생님은 머리가 희고 대머리로 되어있다고 들었는데 와서 보니까 대머리가 아니고 검은 머리로 되어 있어요. 저는 글에서 상상한 안선생님보다도 실물이 월등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안선생님이 주로 잡수시는 음식물에 관해서 면밀하게 관찰하겠습니다.

『오늘은 점심은 안선생님 댁에서 요리한 음식을 선생님과 함께 먹고, 저녁은 외식을 하되 제가 한턱 내겠으니 안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곳으로 갑시다. 선생님은 저녁 먹기 전에 꼭 목욕을 하신다는데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서 K군과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지요.

안:「곡식을 먹는 원칙」-볶은 콩과 삶은 콩 중 어느쪽이 더 맛이 있는가라고 물으면→물론 볶은 콩이 더 맛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왜 볶은 콩이 더 맛있는지를 생각해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K군은 내 글을 애독해왔으니 잘 알겠지. 답해보라니까 K군은 콩을 볶는데는 약5분가량밖에 가열하지 않으므로 영양분이 거의 다 남아 있고, 삶는데는 한시간 이상 가열하기 때문에 영양분이 거의 다 죽어버리지요. 특히 소화효소까지 죽어버리므로 삶은 콩을 먹으면 설사를 합니다라고 대답하더군요→나의 글을 그정도까지 정독한 것을 감사하네. 그러면 볶은 콩을 먹으면 설사를 안하고, 생콩을 먹으면 설사하는 까닭은?→(K군)생콩에는 「트립신 인히비터」라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설사를 일으킵니다. 그런데 5분동안 콩을 볶으면 트립신 인히비터중에서 설사를 일으키는 성분이 소멸되죠. 소멸하지 않고 남은 트립신 인히비터는 설사는 커녕 항암작용까지 합니다→나는 K군이 나의 글을 이정도까지 정독한 점에 감탄하고 격찬을 했어요. 밥을 함께 먹으면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지요.

K군:이 현미밥에는 콩이 들어 있지 않아 맛이 없네요. 왜 콩을 안넣었습니까?→(안)섭씨 100도 이상 가열하면 콩의 영양분이 죽어버리기 때문인데 방법이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요→(K군)그러면 현미는 왜 100도 이상 가열해서 밥으로 먹습니까?→(안)밥먹는 식습관을 돌연히 바꿔서 밥을 안먹고 볶은 것만 먹으라고 하면 거부반응을 일으키므로 먹는 방편상 밥으로 해서 먹지→(K군)그럼 콩이 없기 때문에 현미밥이 맛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안)볶은 콩을 밥에 섞어서 비벼먹으면 만사 OK로 되네. 현미밥만 100번 이상 씹는 일은 보통 고생이 아닌데, 볶은 콩을 섞으면 씹을 때마다 고소해서 씹는 일이 고생이 아니라 오히려 식도락으로 되네→(K군)그럼 볶은 콩과 함께 볶은 깨(보리 현미 율무 기타 잡곡)도 함께 섞어 비비면 맛이 기가 막히겠네요→(안) 그렇다 마다. 과거에는 현미+콩밥만 100번 이상 씹어먹고 암까지 고쳤는데 앞으로는 단군 4,000년 역사상 우리의 식생활 양식에 일대 혁명이 일어날 것이네.

안:보리밥은 맛이 없다 해서 옛날부터 가난한 사람이나 죄수에게 먹이고 부자들은 맛좋은 흰쌀밥을 먹어왔는데 그 까닭을 아는가? 자네는 머리가 좋으니까 척척박사인데 답해 보게→(K군)보리는 엄동설한의 심한 추위에도 싱싱하게 자라는 신비로운 식물입니다. 속의 것을 보호하기 위해서 속껍질인 보릿겨에는 영양분이 많고 단단하기 때문에 옛부터 두 번이나 삶아서 밥을 지어먹어왔어요. 두 번이나 100도 이상으로 가열하기 때문에 영양분이 완전 소멸하는 탓으로 맛이 없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이나 죄수들만 먹고 부자는 흰쌀밥을 먹은 것입니다. 쌀의 영양분은 쌀눈에 66%, 쌀겨에 29%, 백미에는 단 5%밖에 없으므로 흰쌀을 즐겨 먹은 사람들이 「암」등의 무서운 병으로 죽을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안)자네는 정말 척척박사이구나. 나는 감탄불급하네.

K군:저를 보고 척척박사라니.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저는 다만 안선생님의 글이 재미가있기 때문에 같은 것을 10회 이상 정독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질문이 있습니다. 팔순 노인의 「세포」는 노쇠하고 있는데 새로운 검은 머리가 솟아나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안)일본의 대표적인 건강잡지인 「장쾌」 96년 10월호를 보면 「기다고(볶은 콩가루)드링크」를 먹었더니 대머리에게 가발과 같은 검은 머리가 솟아나고,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 무릎아픔 비만증 요통」등이 치유됐다는 간증을 10여명이나 발표하고 있어요.

<기다고 드링크 만드는 법> 우유 한컵(200㎖)에 볶은 콩가루 2스푼(밥숟가락)을 넣어 잘 저어서 먹는 것 뿐인데 어째서 이런 평범한 것이 그와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가. 척척박사님 어디 답해보시오→(K군)보통 사람은 대개는 삶은 콩을 먹습니다. 삶은 콩에는 영양분이 0인데 볶은 콩에는 영양분이 생콩보다 월등하게 많습니다. 왜냐하면 볶으면 트립신 인히비터중에서 설사를 일으키는 부분이 제거되고, 남은 부분은 설사를 일으키지 않아 항암 구실까지 하기 때문이죠→(안)아니 볶은 콩이 생콩보다 더 영양분이 많다니!! 이제부터는 자네를 나의 스승으로 모시겠습니다. 안식 건강법에서는 육류(고기 젖 알 뼈 창자 등)를 엄금하기 때문에 우유 사용도 엄금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연구 끝에 다음과 같은 놀라운 방법을 발명했어요.

<우유 제독법> 한 컵의 우유에 현미식초 3스푼(밥숟가락)을 타세요. 그러면 「요구르트」의 원액으로 됩니다. 이 원액에 벌꿀+과일을 타면 맛좋은 요구르트가 탄생합니다. 「식초」란 놈이 마술사 역할을 해서 우유를 맛좋은 보약으로 변신시킵니다. 일본사람들은 볶은 콩가루만 사용하지만 이 안서방은 「안식 5곡 영양가루」를 사용합니다. 콩가루의 비율은 딴 것보다 2배로 하죠. 뭐? 「안식 5곡 영양가루」를 잊었다구요? 머리가 굉장히 나쁘네요. 아냐 머리가 나쁜 탓이 아니라 먹은 음식물이 나쁜 탓입니다. 잊은 분은 앞 것을 10번 이상 숙독하세요. 그래서 일본의 「기다고 드링크」를 우리 한국에서는 「안식 5곡 영양 드링크」라고 호칭하기로 합시다.

(안) 이 「안식 5곡 영양 드링크」를 약 2개월간 즐겨 먹었더니 앞머리와 뒷머리가 대머리였는데 그 자리에 새로운 검은 머리가 솟아나게 되었어요. 또 나는 피부가 거칠어서 윤기가 없기 때문에 찬물로 씻으면 손끝이 갈라졌는데 요즘은 그런 고생을 안하게 되었어요. 또 사람들은 내얼굴을 보고 전보다 예뻐졌대요. 팔순 노인이 예뻐졌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만,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요.

지면제약으로 이상으로 주식과 반찬에 대한 안서방의 식도락이 끝났습니다. 반찬, 음주와 기타 식도락에 관해서는 「건강 다이제스트」에서 쓰겠습니다.

<애독자여러분께>

지난 137회(10월23일자)에서 말한바와 같이 앞으로 당분간 부득이한 사정으로 한국일보에 글을 쓰지 못하고 「건강 다이제스트」에는 전과 같이 계속 글을 씁니다. 내가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쓰는 주목적은 다음과 같으니 또 그 소리를 한다고 짜증을 내지 마시고 여러분 자신의 건강과 국민운동을 위하여 반복 숙독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가짜 건강법에 속아 돈 없애고 사람 망하는 바보짓은 하지 마세요

<진짜 건강법―가짜 건강법>

▲가난한 사람도 세계 제일의 진짜 건강법을 실천할 수가 있습니다.

▲부자만 행할 수 있고 가난한 사람은 행할 수 없는 것은 전부 가짜 건강법이라는 것을 나의 80여년간의 체험과 연구로 단언하나이다. 때문에 천하제일의 갑부들인 오나시스, 카네기, 포드, 이병철, 록펠러, 진시황, 우리나라의 역대 왕들도 천하제일의 보약과 건강식품을 잡수셨으나 결국은 병으로 죽고 불로장수를 못했습니다.

<최고중요> 진정한 건강을 얻는 데는 합리적이고 끈질긴 「노력」이 최고로 필요하고 「약」이 제일 나쁩니다. 「약」은 인체의 자연 생리기능을 마비·약화시키고 끝내는 사람을 죽이고맙니다. 약이란 타력에 의지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생리기능으로 살아가십시오. 다시 말합니다. 약은 자연식의 양분과 사람의 생명 양쪽을 죽여버린다는 것을, 그리고 약+자연식의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은 양다리가 다 망해버리고 사람까지도 죽어버린다는 것을 부디 명심하소서.

나의 야망은 한달에 한번씩 나오는 꼬마 귀염둥이 건강다이제스트를 100만 독자로 키워서 전국민이 읽는 잡지로 발전시켜 나의 국민운동을 활기차게 진행시키는 것입니다. 끝내는 우리의 조국인 대한민국으로부터 질병과 가난을 추방하여 국민 모두가 건강·행복하게 되고 나아가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전세계를 주도해서 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으니 애독자 여러분의 열렬한 성원을 빌어 마지 않습니다.

<알립니다> 다음으로 연락하시면 건강에 관한 소책자와 최근 건강뉴스를 서신 도착순으로 정확하게 보내 드립니다(전화로는 안됩니다). 개인에게는 친지에게 나눠줄 수 있도록 몇부를 여분으로, 단체에게는 될 수 있는 한 많이 보내드리고 싶으나 송료로 쓸 우표 때문에 뜻대로 못하고 있으니 우표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보내 주셔서 이 국민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연락처: (우편번호 152-600) 서울 구로우체국 사서함 83호 안현필 건강연구소.

◎그동안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별인사 말씀> 지난 137회에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번 138회를 마지막으로 한국일보에 연재해온 글을 중단하고 「건강다이제스트」에 계속 쓴다는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작별인사 끝에 이름 주소 직업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애독자 명부를 작성해 특별우대한다고 썼더니 무려 수만통의 서신이 쇄도하여 정리할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건강다이제스트 1997년 1월호의 뒷표지 안쪽에(한국일보의 안현필 건강에세이를 계속해서 읽어온) 애독자카드를 설치하겠으니 이용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카드를 보낼 때는 이 한국일보의 작별인사 말씀을 절취, 동봉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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