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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엔 시끄러워야 통한다”/수다광고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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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엔 시끄러워야 통한다”/수다광고 봇물

입력
1996.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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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속옷·생리대 등 빠른 대화로 공감대 유도『여자들에게 수다는 필수다…. 여자들은 여성지보다도 옆집 아주머니한테서 더 많은 정보를 얻는다는 통계도 있다. 여자들이여 수다를 떨자』 개그맨 전유성이 쓴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의 일부분이다.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끼리 얘기하는 장면을 소재로 한 광고들이 늘고 있다. 대화중에 특정제품에 대해 자랑하는 것을 담은 이들, 소위 「수다광고」는 20∼30대 여성들이 상품 구매시 주위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고려한다는 점을 활용한 것. 소비자와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면서 모델비도 절약한다는 측면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다.

『난 비비안 볼륨업이다. 나도 비비안 볼륨업, 느낌이 어때? 모아주고 받쳐주니까 느낌이 참 좋아. 자신있어, 비비안 볼륨업이잖아』 모처럼만의 모임. 결혼했거나 미혼이거나 여성들은 속옷에 관심을 갖기 마련. 거리낌없이 속옷에 대해 얘기를 하다 전부 볼륨업브라를 애용하고 있다는 걸 알고 웃는다. 우연히 이들의 대화를 엿보았다면 『응, 그렇게 좋아. 나도 한번 사봐?』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비비안 볼륨업브라 제작을 맡은 대홍기획측은 『여성 속옷은 디자인보다는 기능성이 강조되는 품목이기 때문에 경험자들의 의견이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은밀한 말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여자친구들의 모임이라고 판단했다』고 수다광고 제작의 배경을 밝혔다.

여성들이 매달 한차례 사용하게 되는 생리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유한킴벌리 화이트광고는 유명모델이 아닌 여대생 2명을 모델로 기용, 화이트의 깨끗함을 간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9%면 어딘데』 주부들이 알뜰하게 사는 방법을 얘기하며 시외전화 082 이용을 권하는 데이콤 082나 친구집들이에 모인 신세대 예비주부들이 비싸지만 사고 싶다는 대화내용을 담은 매직 가스오븐레인지, 제일제당 참그린, 쥬리아의 오플러스, 순창고추장 CF도 수다광고로 분류된다. 이밖에 윤정과 이응경이 등장한 LG화학의 링클케어 화장품, 김혜수와 홍진희의 로제화장품 등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업계에서는 수다광고가 짧은 시간동안 제품의 여러 특징을 대화를 통해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대신 여성심리를 잘 파악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바로 내 모습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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