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색깔이 다른데 한배 타고갈 수 없다”/양원 모두 안정의석 못미쳐 “불안한 스타트”/안보·외교 보수화… 행정개혁도 후퇴 전망일본의 차기정권 형태가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자민당 소수 단독정권으로 가닥을 잡았다. 93년 8월∼94년 5월의 비자민연립인 호소카와(세천)·하타(우전) 내각, 94년 6월∼96년 10월의 자민·사민·사키가케연립 무라야마(촌산)·하시모토 내각으로 이어져온 연립시대가 3년여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자민당은 정권안정을 위해 사민당, 사키가케와 연립 재구성을 위한 정책협의에 공을 들였으나 연립정권 참여로 당 색깔을 상실, 총선에서 참패한 양당은 끝내 거절했다.
「각외협력」을 마지노선으로 당 재건에 나서려는 양당은 ▲기업·단체 정치헌금 즉각 중단 ▲오키나와(충승) 미 해병대 축소·철수 등 자민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수용을 요구해 자민당도 「단독의 길」로 선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의원 2백39석인 자민당은 무소속 당선자와 신진당 이탈그룹 등을 영입해 과반수인 2백51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안정의석인 2백60석 이상은 어렵고 참의원은 과반수(1백71석)에 크게 모자라는 1백9석이어서 불안한 출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자민당내에서는 행정개혁 등 주요 정책별로 야당과 정책연합을 해가며 분명한 자민당색깔을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환영분위기도 많다.
이는 역으로 안보·외교면에서는 정권내의 브레이크가 사라져 보수색이 강화될 우려가 있고 행정개혁 등도 관료와 밀착관계인 자민당인 만큼 상당히 후퇴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신진당은 자민당 단독정권을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과의 야당연합을 모색하고 있으나 워낙 색깔이 달라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신진당내 구마가이 히로시(웅곡홍) 전 관방장관 그룹은 자민당의 흔들기에 탈당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연립정권참가를 통한 각료직 유지를 은근히 바라던 사민당 참의원(31명) 상당수는 자민단독정권 결정에 따라 민주당행을 고려하는 등 정계 유동화는 여전하다.
자민당 소수 단독정권 출범은 여당과 야당의 각외협력에다 여·야당간의 정책협의기관 설립, 각 당간의 사안별 부분연합, 정당·계보·개인별로 상대당 에 투표하는 크로스보팅 등 일본 정치를 더욱 알기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누가 여당이고 어디가 야당인지 알 수 없는 이같은 정책별 이합집산이 반복되다 보면 장기적으로 「적과 동지」의 분류도 변해 정개재편의 동인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도 있다.
각당과 자민당 단독정권의 원근관계는 11월7일 소집될 특별국회 총리지명 선거에서 당별로 어떤 투표행태를 보이느냐가 첫 시험대가 된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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