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네거리에서 광화문쪽을 바라보면 우측으로 지상 8층짜리 쌍둥이빌딩을 만나게 된다. 첫번째가 주한미 대사관 건물이고 뒤편이 문화체육부청사다. 현대 건축공법으로는 이해가 잘 안될 정도로 이 건물은 지하층이 단 한층도 없다. 61년 9월15일에 완공됐으니 완공시점을 기준하면 올해로 만 35년이 된다. ◆꽤 오래된 건물치고는 아직 말짱하다. 5천4백47평 대지 위에 나란히 세워진 이 쌍둥이빌딩의 착공시점은 이보다 1년여전인 60년 2월20일이다. 공사기간이 정확하게 1년7개월 걸렸다. 한 동이 연 건평 2천9백86평으로 규모면에서는 상당하다. ◆자유당말기인 60년 2월 미대외원조기관(USOM)이 미국제협력국(ICA)자금으로 발주한 이 건물 신축공사는 총 1천3백90만달러(대지가격 1천1백80만달러 포함)가 소요됐다. 돈이 없는 한국은 땅을 대고 공사비는 미국측이 부담한 셈이다. ◆미빈넬사가 수주해 한국과 필리핀 회사 등에 하청을 주어 완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 건물은 17인승 미제 오티스 승강기가 3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별 탈 없이 오르내리며 승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안전성문제로 상판만 철거, 손질하려던 당산철교를 교각까지 헐어내고 전면 재시공키로 했다. 준공 개통한지 겨우 13년만의 일이다. 예상되는 교통대란을 생각하면 아찔한 일이나 잘한 일이다. 시행착오가 거듭되지 않게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는 기념비적 「명품」을 많이 남긴 우리 건설수준이 유독 국내에서만 맥을 못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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