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까지 축소 옮겨갈 곳도 없어은행임원들이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내년 봉급이 동결된데다 은행경영체제 개편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자회사 축소령」으로 옮겨갈 자리까지 줄어드는 갖가지 「악재」가 겹치고 있다.
은행임원들은 우선 은행경영체제 개편을 위한 「비상임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입법예고중) 대형은행의 경우 2명가량의 임원자리가 줄어들게 돼 자리지키기에 비상이 걸려있다. 전체 은행권으로 볼때 30∼40명가량의 임원이 순식간에 행원으로 격하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금융단체장들이 「금융기관 경쟁력 10%이상 높이기 방안」에 따라 내년 은행임원의 임금을 전면 동결하도록 유도할 것이란 「공약」을 발표한 바 있어 이중고에 봉착해 있었다.
여기에 한승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23일 금융감독기관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금융기관 자회사 축소령」을 내렸다. 『「금융기관 경쟁력 10%이상 높이기」방안으로 수지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금융기관의 자회사를 과감히 없애라』고 「권고」한 것이다. 더구나 은행권 스스로도 『자체 경쟁력이 없이 모은행에 의존하면서 모은행에서 퇴출되는 임원들에게 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자회사는 당연히 정리돼야 할 것』이란 반응도 많다. 그러나 자회사 축소령의 직격탄을 맞는 은행임원들은 가뜩이나 현 위치 지키기가 불안한 가운데 옮겨갈 자리까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은행의 자회사는 6개월만에 14개사(출자액 1,775억원 증가)가 늘어나 25개 일반은행의 자회사는 143개(국내 99개, 해외현지법인 44개)에 달한다. 제일·외환은행이 18개사로 가장 많고 조흥이 17개, 한일과 국민은행이 각각 16개를 보유하고 있다. 출자액기준으론 외환은행(5,519억원)이 가장 많고 지방은행중엔 대구은행(493억원)이 가장 많다.
이중 한부총리의 자회사 축소령에 따라 정리대상이 될 자회사는 당연히 적자를 내고 있거나 수익성이 크지않은 곳이 될 전망이다. 94년 은행 자회사의 수지현황을 보면 연구소 등을 제외하고 영업실적이 있는 자회사 74개 가운데 71개가 흑자를 냈으나 배당을 실시한 곳은 46개뿐이었다. 이중 정부의 「권유」에 따라 억지로 구입한 부실한 상호신용금고 등도 포함돼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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