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물 26명 「의혹」 연결고리 찾기/“천만원수표 4장 어디로“ 집중추적검찰이 이양호 전 국방장관 비리의혹사건 관련자들의 계좌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건을 폭로한 무기중개상 권병호씨(54)가 외국에 있는데다 관련자들의 주장이 제각각이어서 현재로서는 의혹의 실체를 파악하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예금계좌에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계좌추적에서 알아내려 하는 것은 ▲대우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 ▲재산형성과정의 비리 ▲노소영씨에 대한 인사청탁등 3가지로 압축된다.
이를 위해 검찰은 우선 이 전장관을 비롯한 가족과 친인척, 권병호씨와 전·현직 UGI사 대표, 대우중공업 관계자 등 26명의 계좌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권씨의 주장대로 대우중공업으로부터 최소 1억5천만원에서 최고 14억5천만원까지의 뇌물을 받았는지, 진급비리에 의한 축재 여부 파악은 쉽지 않다. 권씨가 지난해 4월5일 식목일에 이 전장관에게 직접 건네준 1억5천만원이 현금이었다고 밝히고 있는데다 대우가 추가로 13억원을 주었다 하더라도 철저한 돈세탁을 거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먼저 이 전장관과 가족명의의 12개 금융기관 18개 계좌의 거래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그의 6형제와 가족도 예외는 아니다. 친인척의 예금거래 내역을 통해 「단서」를 잡아 연결고리를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뇌물공여자와 연결고리, 돈세탁 과정 등을 알아내기 위해 임영진 전 대우중공업 고문 등 대우관계자, 권씨와 강종호(37) 이남희씨(28) 등 UGI사 관계자, 예비역공군준장 이달화씨, 이 전장관의 수석부관 이성우 중령 등의 계좌가 추적대상이다.
검찰은 이 전장관쪽의 계좌추적으로 이 전장관이 공군참모총장이 되기 직전인 92년 7∼9월 1천만원권 수표 4장을 자신의 계좌에서 인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이 전장관이 권씨의 사업자금으로 4천만원을 빌려줬다는 진술과도 시기가 일치해 검찰은 이 돈의 성격과 흐름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전장관이 93년 7월6일 유화증권 용산지점에서 자기 명의의 회사채 1억8천3백여만원어치를 매각하고 95년 2월 산업은행에서 부인 김혜숙씨(57) 명의로 7천만원의 채권을 매입한 사실을 밝혀내고 돈의 출처와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1천만원권 수표 4장이 인출된 이 전장관의 계좌의 입출금 내역과 권씨와 UGI사 관계자 계좌를 종합적으로 추적하면 상당한 연결고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권씨가 주장하는 1억5천만원의 실체도 권씨측과 이 전장관측 계좌들의 추적으로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검찰은 이 때문에 추적 대상자들이 거래하는 금융기관들과 은행감독원으로부터 이들 계좌의 입출금 내역이 기록된 마이크로필름 등 전산자료 일체를 확보, 정밀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계좌추적 대상인물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병행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 작업의 성과가 이번 사건 해결의 열쇠이자 향방을 가름한다고 보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을 수사한 중수부 1과팀도 동원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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