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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제 현대소나타상 수상 극단 「모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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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제 현대소나타상 수상 극단 「모시는 사람들」

입력
1996.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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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고집하는 30명 ‘꾼’들의 모임/창작극 「블루사이공」 호평/7년동안 창단멤버 그대로/연극이 좋아 제돈 내며 활동극단 「모시는 사람들」은 지난 15일 막내린 서울연극제에 뮤지컬 「블루사이공」으로 처음 참가, 상금 1,000만원이 걸린 현대소나타상을 받았다. 대상과 같은 액수를 받은 「모시는 사람들」 대표 김정숙씨(36)는 『제작비를 충당하기위해 진 빚을 갚을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죽어가는 베트남 참전용사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역사를 과거에 묻어버리지 않고 오늘의 문제로 끌어낸 진지한 의식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받았다.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브로드웨이의 대형 뮤지컬 「미스사이공」에 못지 않는 작품으로 한국뮤지컬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도 들었다.

「모시는 사람들」은 89년 창단 이후 지금까지 창작뮤지컬을 고집해왔다. 적당히 웃고 즐기는 여느 뮤지컬의 가벼움 대신 통일, 분단, 광복 등 우리시대의 고민을 끌어안은 18편을 무대위에 올렸다. 김씨는 이중 16편을 직접 썼다. 「모시는 사람들」의 배우와 스탭 등 30명의 단원들은 연극이 너무 좋아 인생의 모든 것을 연극에 걸고 있다.

21∼37세의 젊은이들. 연극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한데 모여 개런티 한 푼 안받고 좋은 무대 만들기에만 신명을 바쳐 왔기에 「블루사이공」과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개런티는 커녕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몽땅 극단 사무실 경비와 연극 제작비에 내놓는 단원도 한둘이 아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7년동안 들락날락 하는 식구 하나 없이 꾸준히 서로의 체온을 느껴가며 무대를 지켜왔다. 단원들은 목돈이라도 생기면 서로 극단에 내놓지 못해 안달이다. 그러한 헌신과 정열이 오늘을 있게 한 것이다.

김씨는 고교 2학년 때 처음 연극을 보았다. 「물도리동」이란 작품이었는데 국립중앙극장 3층에서 연극을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걸아나가 난간을 붙잡고 『나는 저들을 위해 살거야!』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잠시 직장을 다니다가 연극판에 뛰어들었다. 극장 마룻바닥 닦는 궂은 일부터 시작, 온갖 수단과 방법을 써서 1년에 200여편의 연극을 보며 무대를 익혔다. 연극은 그렇게 해서 그의 팔자가 됐다. 그의 꿈은 연극을 보러오는 관객들에게 『아, 사람이 있다, 외롭지 않다, 희망이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연극이 자신을 구원한 것처럼.<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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