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 “이 전 장관이 아이디어 내고 구입비용 댔다”/이 전 장관 “권씨 사무실운영용 급전 요구 4천만원 줘”/소영씨 “이 전 장관부인도 동석… 이틀뒤 돌려줬다”다이아 반지·목걸이는 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공군참모총장 진급을 위한 인사청탁용인가, 노소영씨는 또 이를 곧바로 되돌려 주었는가. 이 전장관, 권병호씨, 노씨 등 당사자 3명의 주장을 토대로 알아본다.
이 전장관이 권씨에게 준 4천만원의 성격부터 짚어보자. 권씨는 21일 북경(베이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92년 8월 아내와 이 전장관의 부인이 워커힐호텔 커피숍에서 소영씨를 만나 다이아 목걸이·반지 세트를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석제공 아이디어를 이 전장관이 냈으며 보석을 구입한 3천6백만원(나중에 4천만원으로 정정)도 이 전장관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장관은 『권씨가 인사청탁 메모를 써준뒤 얼마후 찾아와 교제비로 1억5천만원을 요구했지만 거절했다. 얼마후 권씨가 다시 찾아와 「사무실 운영등에 급히 필요하니 얼마라도 빌려달라」고 해 4천만원을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 전장관은 『인사청탁 목적으로 돈을 주었다면 수표로 건네주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분명 한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석을 직접 받은 노소영씨는 21일 검찰진술에서 중요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보석을 받을 당시 권씨의 부인 외에 이 전장관의 부인이 동석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전장관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인사청탁을 위해 4천만원을 건넸다면 바보가 아닌 한 수표로 주었을 리는 없다는 이 전장관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이 전장관측은 또 전달당시 권씨의 동석주장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만 보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중의 하나는 검찰의 계좌추적 결과 4천만원도 권씨가 주장한 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발행이 아니라 다른 은행권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노씨가 보석을 돌려준 시점도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린다. 권씨는 북경(베이징) 인터뷰에서 『노씨가 (보석을 준지 2년여가 지난) 작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된뒤 「지금 스위스 달러 건도 있고 말이 새면 골치 아프다」며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씨는 검찰진술에서 『권씨 부인이 결혼선물이라며 선물꾸러미를 주었는데 집에 와서 풀어보니 다이아반지와 목걸이여서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권씨 부인이 전화로 「이양호 장군이 공군참모총장 후보에 올라 있는데 총장이 되도록 해달라」고 부탁해 이틀뒤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UGI사 현 대표 이남희씨(28)는 18일 『권씨가 지난 1월 목걸이와 반지 사진을 보여주며 「이게 (소영씨에게) 줬다가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다이아 목걸이·반지 세트의 진상은 검찰의 당사자들 조사·대질신문, 계좌추적 등으로 밝혀질 것이다. 이에 따라 당사자들의 「운명」도 달라진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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