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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사건 이어 또…” 당혹/「이양호 파문」 연루 대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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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사건 이어 또…” 당혹/「이양호 파문」 연루 대우 표정

입력
199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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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입장발표 돌연 취소 추측 분분/윤 회장 “권씨에 사기당했다” 강조○…대우그룹은 22일 하오 이양호 전 국방장관 비리의혹사건과 관련한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하려다 발표직전에 이를 돌연 취소해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

대우측은 당초 검찰 수사에만 모든 것을 맡긴채 입을 다물고 있을 경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쏟아질 억측들로 결국 자신들이 불리한 입장에 몰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그룹의 공식입장을 표명하기로 했었다.

대우측은 이날 상오 폴란드출장에서 급거귀국한 윤영석 그룹총괄회장(전 대우중공업 회장)이 김우중 그룹회장과 만난뒤인 하오 3∼4시께로 발표시간까지 정해 언론에 통보했으나 하오 3시30분께가 되자 발표계획을 취소했다. 대우측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하오들어 검찰측이 「수사를 앞두고 언론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않다」는 입장을 그룹 수뇌진에 전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 비서실 김윤식 전무는 발표취소를 알리면서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며 『검찰수사를 통해 모든 것이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전무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조사를 받는 당사자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이 못된다』고 말해 발표취소의 배경에 검찰의 사전협조 요청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김전무는 그러나 대우중공업이 권병호씨에게 로비자금으로 얼마나 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권씨에게 3억원을 사기당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 3억원을 준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 시인을 했다.

○…이번 사건의 내막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총괄회장은 이날 상오 8시께 스위스항공편으로 귀국한 직후 곧바로 남대문로 대우그룹 본사로 직행했다. 윤회장은 외부인사의 출입이 통제된 힐튼호텔 23층 특실(김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힐튼호텔 회장 집무실)에서 김회장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해 상세히 보고한뒤 대응책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회장은 이어 하오 4시께 검찰에 출두했다.

윤회장은 공항에서 이번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권병호씨에게 사기당했다』고 말해 이미 폴란드에 체류할 때부터 본사와의 연락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그룹입장을 정리한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윤회장은 이날 권씨에게 3억원을 건네준 사실은 인정했으나 권씨가 이 전장관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한 13억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그룹은 무엇보다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에 이어 터진 이번 사건으로 「세계경영」을 기치로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온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대우측은 이번 사건이 불거져나온 지난 주말부터 사건이 외신을 타고 각국에 퍼지면서 이미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우전자가 프랑스 굴지의 전자업체인 톰슨멀티미디어사를 인수했으나 프랑스는 물론 유럽의 재계가 「동양기업에 톰슨을 내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해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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