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도시는 샌프란시스코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에 태평양과 샌프란시스코만이 어우려져 있고 자동차로 몇시간만 가면 숲으로 우거진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있다.연중 기후가 온화하고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거리가 잘 정돈되어 있다. 경사가 급한 언덕길과 특이한 거리풍경, 항구 등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골든 게이트 브리지(금문교)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는 금문교는 20세기초만 해도 토목학자들 사이에서는 「건설이 불가능한 다리(unbuildable bridge)」로 여겨졌다.
차고 빠른 조류와 안개가 많은 날씨에다 수면 아래 지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셉 스트라우스라는 건축가가 설계를 해 건설에 들어갔고 4년간의 세월과 3,500만 달러의 비용, 그리고 11명의 귀중한 목숨을 바다에 바친 결과 1937년 완성됐다.
길이 1,966m, 교각 최고 높이 230m로 시속 100마일의 풍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금문교는 놀라운 기술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예술품에 가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샌프란시스코 주변에는 리치먼드, 오클랜드 등 금문교보다 긴 다리가 두어개 더 있다. 모두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동시에 엄밀한 기술평가와 철저한 시공을 거쳐 완공됐다.
최근 기자가 금문교를 지났을 땐 일부 차선을 통제하는 바람에 차가 많이 밀렸다. 교각 상판에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비용과 목숨을 바쳐가며 건설했지만 금문교가 60년가까이 별 탈없이 유지된 것도 이처럼 끊임없이 보수공사를 해왔기 때문이다.
한강 성수대교가 무너진지 2년이 지났다.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그제서야 부실공사의 원인을 분석하고 안전점검을 하느라 온통 법석을 떠는게 한국적 풍토다.
그러다가 좀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무사안일로 넘어가기 일쑤다. 한때 서울의 명물로 간주되었던 무너진 성수대교와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금문교 사이에 놓여진 차이는 단순히 기술력의 상이함만은 아닌것 같다.<샌프란시스코=김인영 특파원>샌프란시스코=김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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