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요요기체육관 1만5,000명 초청재일 대한민국 민단이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26일 1만5,000여명의 관계자를 초청해 도쿄(동경) 요요기(대대목) 체육관에서 개최한다. 민단은 지난해말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68만여명의 재일동포 가운데 조총련계 20만여명을 제외한 약 40만명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민단은 좌우익 대결이 치열하던 46년 우익계 20여개 단체 회원 2,000여명이 모여 조총련 대항단체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숫자나 조직이 월등하던 조총련을 상대로 세력싸움에 주력했다. 70년대 들어서야 한국의 경제발전에 힘입어 조총련과 대등한 위치를 차지했고 75년 조총련 동포 고향방문사업을 계기로 우위에 올랐다.
민단의 주요 활동방향도 시대상황에 따라 변해왔다. 한일국교정상화를 전후해서는 일본사회내의 안정적 거주지위 확보를 위한 영주권신청운동에 주력했다. 70년대와 80년대는 지문날인철폐운동으로 대표되는 각종 차별철폐를 위한 투쟁기에 해당한다. 90년 이후는 투쟁보다는 일본사회 및 조총련과 「공존공생」을 모색하는 장기적이고 유연한 방향으로 전환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지방참정권획득운동으로 10월 현재 일본 전국 3,302개 지방의회중 38%에 해당하는 1,253개 의회가 지지 결의를 채택하고 있다. 최근 조총련이 참정권운동을 『동화정책에 순응하고 동포사회의 분열을 초래한다』고 비난하며 반대운동에 나서 대립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민단은 50주년을 맞아 일본사회와의 공생·공영, 동포청소년 육성, 귀화동포 및 조총련동포 포용활동을 더욱 강화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갖고 일본사회에서 존경받는 재일동포사회 건설」을 추구할 계획이다.
한국정부도 기념식 당일 대통령 축하메시지, 각료급 인사 참가, 유공자 71명에 대한 훈장·표창수여등 선물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조총련도 마찬가지지만 민단의 보다 근본적인 고민은 뿌리의식이 확고한 1세 인구가 전체의 7%에 불과하고 귀화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단이 발간하는 「민단신문」이 일본어로 제작되고 있다. 조선어교육이 가장 큰 자랑이던 조총련도 기관지 「조선신보」에 올해부터 일본어판을 신설했으며 새 잡지 「이어」는 일본어 전용이다.
양측이 각각 우리말교육, 짝지어주기 행사, 청년조직확대사업을 늘리고 있는 것도 동포사회에 뿌리의식이 희박해지면 단체 자체가 설 기반이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최근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동포상공인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창설운동이 봇물을 이루는 등 국제화·정보화시대에 해외동포들의 가치는 더욱 소중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민단창립 50주년은 의미가 깊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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