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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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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파리의 고급 레스토랑들은 휴대폰소지 손님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모처럼 한가롭게 음식을 즐기려는데 휴대폰신호음, 전화하는 대화소리가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아한 음식문화의 나라」답다. ◆식당들은 그러나 휴대폰을 탈의실에 맡기고 가면 신호가 울릴 경우 종업원이 친절히 식탁에 알려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런 프랑스가 휴대폰으로 인한 사고방지에 무심 할 리 없다. 운전중 휴대폰 사용 역시 어느 나라보다 앞서 88년부터 금기사항으로 계도해 와 실효를 거두고 있다. ◆미국·일본 등도 휴대폰 피해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반드시 법으로 엄격히 규정은 하지 않고 있지만 운전자의 기본 수칙으로 철저히 교육·계도하고 있고 싱가포르는 92년 이를 아예 법으로 규정해 위반자는 가차없이 5백싱가포르달러(한화 27만원)를 물리고 있다. ◆이처럼 운전중의 휴대폰 사용이 위험하다는 사실은 몇몇 선진국의 조사결과가 입증해 주고 있다. 미국의 고속도로 안전협회에 따르면 운전중 교통사고 유발 가능성이 보통때보다 6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본 경시청도 해마다 이로 인한 사고가 늘어 지난 6월 한달동안 1백29건에 이르면서 운전중 사용금지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경찰도 운전중의 휴대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발생이 월평균 10여건에 이르러 대책이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한다. 현재 가입자가 2백40만명에 이르는 휴대폰 사용이 그 편리함으로 인해 유행처럼 번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문명의 이기 수준에 걸맞는 사용자세와 품격을 지키는 일이 정보화시대의 새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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