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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장 오자와 “불안한 미래”/일단 물러나 막후실력자로 남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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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장 오자와 “불안한 미래”/일단 물러나 막후실력자로 남을듯

입력
1996.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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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대거 자민행땐 앞날 예측불허「선거의 달인이 무릎을 꿇었다」.

20일의 일본 총선에서 최대 야당 신진당이 추락했다. 93년의 대약진에 비하면 참패나 다름없다. 일본 정계는 침몰한 신진당호의 「선장」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가 정계를 은퇴할 것인지 벌써부터 그의 향후 거취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오자와 당수가 선거기간에 『이번 선거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선언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충격 발언은 노회한 득표전술이라는 측면도 있었겠지만 막상 투표결과가 발표되자 오자와 진영은 당혹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의원 해산시 신진당이 유지했던 160석의 의석수에도 못미치는 패배를 당한 탓이다. 당초 자민당의 기세를 저지하기 힘들다고 예상은 했지만 너무 참담한 선거 결과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신진당의 낙담이 큰 만큼 오자와가 일단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한발 물러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완전한 정계 은퇴는 아닐 것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정치적 재기를 노리며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소지도 있다. 록히드사건으로 정계에서 물러난 뒤 10여년간 영향력을 발휘했던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 총리처럼 「막후 실력자」로 남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자와가 영향력을 행사할 「무대」가 아예 없어질 지도 모른다. 오자와와 마찰을 빚어온 호소카와(세천호희)와 하타(우전)파가 딴 살림을 차려 나갈 수 있는 데다 오자와파 내부의 분열도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100여명의 오자와파 의원중 상당수는 자민당 출신이며 이들은 자민당에 재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자와의 정치 생명은 물론 신진당의 운명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다.

게이오(경응)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오자와는 69년 중의원 의원이던 부친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된 2세 정치인. 이후 9선을 기록하는 동안 자민당내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93년 탈당, 신생당을 결성해 당시 38년에 걸친 자민당 일당 지배를 무너뜨리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늘의 정치인」이라는 별명도 무색하게 오자와는 이제 칠흑같은 어둠속에 묻힐 지도 모르는 운명에 처했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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