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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로비자금 “죽음의 상인”/이양호 파문­무기중개상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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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로비자금 “죽음의 상인”/이양호 파문­무기중개상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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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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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이권 개입 등 폐해 심각/전문성·실무 등 감안 “필요악”/국방부 등록업체 천여개 달해… 정상활동 80∼90개이양호 전 국방장관이 합참의장 재직시 무기중개상인 권병호씨에게 무기구매와 관련, 「자필 서명 메모」를 써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기중개상의 흑막이 율곡사업에 이어 또 거론되고 있다.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는 무기중개상은 소요제기에서부터 구매까지 깊숙이 개입, 사업권을 둘러싸고 천문학적인 로비자금을 뿌린다. 또 이를 위해 국방부 합참 등 유력장성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군인사까지도 좌지우지한다는 소문이 생길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무기중개상에게 실질적으로 무기구매를 결정하는 지위에 있는 인사가 가장 중요한 로비 대상자임은 당연하다. 권씨에게 메모를 써 줄 당시 이 전장관이 의장으로 있던 합참은 군의 무기구매를 선정하는 핵심 기관. 합참은 제기된 군의 요구에 합당하다고 판단되는 무기를 복수로 선정해 국방부에 올린다. 이 과정에서 무기중개상들은 자신들의 무기에 대한 성능을 보다 낫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합참관계자를 접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전장관이 94년 합참의장 재직시에 메모를 전달, 권씨와 모종의 약속을 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95년 12월 국방장관 재직시 대우중공업에서 경전투헬기사업권을 노린다는 것을 알고 권씨가 당시 이장관과의 인연을 미끼로 대우중공업에 접근, 3억원을 손쉽게 받아낸 사실은 군요직인사들이 무기중개상들에게 얼마나 좋은 로비대상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현재 국방부에 등록돼 있는 무기중개상은 국내업체 3백여개와 외국업체 7백여개 등 모두 1천여개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80∼90개업체만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예비역 장군 대령 중령 등으로 구성된 10여개 주요 무기중개상은 차세대전투기와 미사일에서부터 국내 방산장비까지 취급하고 있다. 이들은 무기 소요제기에서부터 구매까지 걸리는 3년여 동안 자신들의 후배인 군실무자들에게 접근, 집요한 로비를 펼친다.

지난 6공기간(88∼92년)중 국방부가 해외로부터 도입한 무기구매총액은 5조2천7백43억원에 무기중개상들에게 공식적으로 지급한 커미션만도 3백16억원에 이른다. 국방부가 인정하는 커미션은 전체 대금의 2%로 최고 4백만달러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지만 실제로 얼마의 커미션이 오고갔는지는 당사자들만이 안다. 무기거래에는 항상 「이면거래」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은 그 폐해가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군에서는 「필요악」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군관계자는 『무기중개상들이 유력장성들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각종 이권에 개입,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기중개상은 그 전문성과 거래실무 등을 감안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송용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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