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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갈수록 고개든다/각 정파 정략이해 함축 시선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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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갈수록 고개든다/각 정파 정략이해 함축 시선끌어

입력
1996.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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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따라 중심이슈 부상 공산도「안보정국」의 와중에 「개헌론」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움츠러든 정국 분위기가 한동안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개헌론은 수그러들기는 커녕 오히려 정치권의 시선을 자꾸만 유도하고 있다.

물론 정권후반기에 개헌론이 부상하곤 했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5·6공때도 대통령 임기말이 다가오면 여지없이 개헌논의가 논쟁거리로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의 개헌론은 출발선에서부터 각 정파의 정치·정략적 이해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 비해 훨씬 탄력적이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18일 한 강연회에서 『가능하다면 내년 대선이전에라도 권력구조를 내각제로 바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바로 「대선전 내각제 개헌론」이다. 이틀전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북경(베이징)에서 야권단일화를 전제로 한 「조건부 내각제 개헌론」을 피력했다. 또 김대중 총재의 측근인사인 권로갑 의원은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각제개헌이든 대통령중임제개헌이든 국민의 뜻에 따라야한다는 입장』이라며 『김영삼 대통령이 배제된다는 전제라면 내년중에라도 4년 중임제 개헌에 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수한 국회의장과 이홍구 신한국당대표도 최근 4년 중임제 개헌과 5년단임제의 문제점을 각각 거론한바 있다.

요컨대 개헌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정치지도자의 입을 통한 개헌론이 점점 그 폭을 넓혀가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개헌논의는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김대통령의 『임기중 개헌 없다』는 절대적 언명이 개헌의 현실성을 희박하게 하면서 개헌논의의 공론화를 차단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정국에 대한 관측이 어려워질수록 정치권의 외곽을 때리던 개헌론은 아예 정치권의 중심이슈로 자리잡게 될 공산도 적지않다. 어차피 「예측가능한 정치」가 실종된 마당이라면 정치적 환경은 암중모색의 단계를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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