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출신… 체첸사태 종식에 공로알렉산데르 레베드 러시아 전 국가안보위 서기(46)는 뚝심있는 전형적인 무인이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의해 전격 해임된 직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정치조직을 재건하겠다』고 즉각 되받아친데서도 시련에 오히려 더 강해지는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옐친 진영에서는 레베드를 토사구팽했다고 생각하겠지만 크렘린궁의 옐친 가신들로부터 끊임없이 견제를 받아온 그 자신은 오히려 「우리를 떠난 사자」의 홀가분한 심정일지도 모른다.
레베드는 라잔 공수사관학교를 졸업한뒤 81년 공수부대 대대장으로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최고훈장을 받을 정도로 맹활약했으나 한직에 맴돌았다.
91년 8월 보수파 쿠데타 당시 러시아 최강 툴라 공수사단장이었던 그는 1개 대대병력을 이끌고 옐친이 농성을 하고 있던 벨르이돔(의사당)에 합류, 쿠데타군으로부터 옐친 세력을 보호, 일약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논공행상에서 뒷전에 밀려 몰도바 분쟁지역 주둔군인 14군사령관으로 「좌천」됐다.
그러나 그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이 지역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국민영웅으로 부상했다. 95년 라잔 공수사관학교 선배인 파벨 그라초프 당시 국방장관과 개인적인 문제로 갈등을 빚고 소장으로 25년간의 군생활을 마감했다. 지난해 국가두마(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에 입문한뒤 올 6월 대선에 출마, 1,100만표(15%)를 얻어 3위를 기록해 일약 차기대권 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옐친에 의해 6월17일 국가안보위 서기직에 오른뒤 지난 21개월간 끌어온 체첸사태를 종식시켜 국민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는 틈만나면 대통령직에 대한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내 가뜩이나 건강이 나쁜 옐친의 심기를 건드렸다. 부통령직 부활을 요구하는가 하면 안보 이외의 문제에 관여해 크렘린 권력핵심부의 미움을 사오던 그는 옐친 진영의 연합작전으로 마침내 「팽」당하고 만 것이다.<권대익 기자>권대익>
▷레베드 최근 일지◁
▲6월16일:레베드, 대통령선거 1차투표서 15% 획득(3위)
▲6월17일:옐친 대통령, 레베드 국가안보위 서기 임명
▲6월18일:옐친, 레베드 정적인 그라초프 국방장관 해임
▲6월29일:레베드, 부통령제 신설 주장
▲7월3일:옐친, 대선 결선투표서 대통령 재선
▲7월17일:옐친, 레베드 측근 로디오노프를 국방장관 임명
▲8월10일:옐친, 레베드 체첸특사로 임명
▲8월16일:레베드, 쿨리코프 내무장관 해임 요구
▲8월22일:레베드, 체첸반군 마수하도프 사령관과 평화안 서명
▲9월5일:옐친, 심장수술 받을 것이라고 발표
▲9월6일:레베드, 대통령권한대행 임명 요구
▲9월11일:레베드, 독 슈테른지에 옐친 하야 언급
▲10월3일:옐친, 레베드에 정쟁중지와 협력 강조
▲10월7일:쿨리코프, 레베드는 범죄자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비난
▲10월13일:레베드, 코르자코프와 공석에 같이 등장
▲10월15일:쿨리코프, 레베드가 쿠데타 음모 꾸미고 있다고 비난
▲10월17일:옐친, 레베드를 국가안보위 서기에서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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