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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권력투쟁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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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권력투쟁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입력
1996.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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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바이스­레베드­가신그룹 연합·반목 거듭알렉산데르 레베드 국가안보위 서기의 전격적인 해임은 「서로 물고 물리는」 러시아식 권력투쟁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까지 집권세력을 형성해온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와 아나톨리 추바이스 크렘린 행정실장, 가신그룹, 레베드 등의 지난 행적 역시 물고 물리는 접전의 양상을 띠었다. 올해 1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재집권을 명분으로 추바이스를 축출했던 옐친 대통령의 「가신그룹」과 알렉산데르 코르자코프 전 경호실장, 미하일 바르수코프 전 연방보안국(FSB·KGB의 후신) 국장 등은 6월 대선 1차투표직후 레베드의 영입과 함께 레베드―추바이스 연합세력에 의해 대선 무산기도 혐의로 권부에서 사라졌다.

레베드는 또 옐친 대통령의 충복인 「전쟁당」의 핵심인물 파벨 그라초프 국방장관마저 「쿠데타기도 혐의」로 각료직에서 밀어내고 그 자리에 자신의 인맥인 이고르 로디오노프 장군을 앉혔다.

레베드를 등에 업은 추바이스는 옐친의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권부인 크렘린 행정실장으로 되돌아와 대통령의 건강악화를 빌미로 권력을 계속 강화해왔다. 하지만 그의 권력강화의 동지이던 레베드에게 예전의 적이었던 코르자코프 전 경호실장과 연대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레베드와 추바이스는 사실상 가장 강력한 정적관계로 돌아섰다.

결국 레베드는 4개월만에 추바이스―전쟁당의 포위공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레베드는 「전쟁당」의 일원이었던 아나톨리 쿨리코프 내무장관에게 쿠데타설로 뒷덜미를 잡혔고 17일 전격해임됐다.

이 과정에서 추바이스 실장이 막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바이스 역시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그가 대통령의 둘째딸 타치아나 디아첸코와 손을 잡고 있다고는 하나 코르자코프 전 경호실장이 옐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추바이스의 비리를 폭로할 경우, 그 역시 뒤집기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각 세력의 조정자역할을 해내고 있는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옐친 대통령으로부터 변함없는 신임을 얻으며 「포스트 옐친」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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