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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인 것의 슬픔/정재서 지음(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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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인 것의 슬픔/정재서 지음(화제의 책)

입력
1996.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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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중심적 동양학 연구 한계 비판신세대 중문학자 이화여대 정재서 교수의 평론집. 「동양」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동양적인 것」이라는 간접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서구 중심의 동양학 연구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주체가 되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대변되어야만 하는 「동양적인 것」으로 전락한 동양학은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동양학이란 무엇인가」. 지은이는 투명한 의미의 동양학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각국의 정치·역사적 전통과 문화적 정서가 깃들어 있는 다양한 동양학이 존재하며 동양학 연구는 이들에 대한 종합적 고찰부터 시작한다.

3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오리엔탈리즘, 곧 서구의 동양지배이론의 문제를 중국소설을 토대로 분석했고 2부에서는 신화와 고대역사 분야에서 동아시아 내부의 억압장치로 작용해온 중화주의의 위험성을 산해경이나 고구려 고분벽화를 통해 짚었다. 3부는 고전번역의 문제를 최근의 문화론적 시각에서 살폈다. 지은이는 「우리가 계속 같은 언어로 말을 한다면 우리는 같은 역사를 재생산하게 될 것이다」라는 한 여성학자의 말을 인용, 동양학의 글쓰기도 힘을 예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림간·3,500원<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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