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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시리즈 「애인」/느슨해진 영상감각 초반관심 무색(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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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시리즈 「애인」/느슨해진 영상감각 초반관심 무색(TV평)

입력
1996.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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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중적인 오락매체인 TV드라마는 간혹 대중의 욕구와 정서와 교감할 경우 드라마 이상의 의미와 역할을 획득하기도 한다.30대의 사랑을 그린 MBC 미니시리즈 「애인」이 요즘 일으키고 있는 관심과 논쟁이 그러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드라마를 둘러싼 논쟁은 작품성에 대한 평가보다는 안정된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잠재된 연애욕구를 지니고 있는 현대인의 이중성이나, 우리 사회의 도덕적 수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인」의 인기와 의미는 지난해 초 큰 화제가 됐던 SBS의 「모래시계」에 비유될 만하다. 「모래시계」가 변혁의 시기를 살았던 30대의 정치적 감각을 짚어냈다면 「애인」은 기성세대로 편입한 30대가 겪는 감정적 욕구를 드라마화한 것이다.

이미 결혼한 조경전문가 운오(유동근 분)와 이벤트회사 직원 여경(황신혜 분)이 우연히 만나 사랑한다는 내용의 이 드라마는 불륜이란 범주에서 보면 크게 색다르지 않다.

이 드라마가 초반에 얻어낸 인기는 영상미나 황신혜 유동근 등 연기자의 매력, 의상·실내장식 등에서 드러나는 고급스런 분위기 등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그러나 후반부로 넘어오면서 좀 느슨해지고 지루해 지는 경향이 있다. 나무랄데 없이 평온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운오, 사회적 출세를 향해 줄달음질하는 남편에게 섭섭함을 느끼지만 절망적일 정도는 아니었던 여경 두사람의 사랑은 「우리의 사랑은 평범한 외도가 아니다」는 극중 주장과 달리 시청자들을 크게 납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운오의 대사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다. 우연한 만남과 호감, 몰두, 이후의 죄의식과 갈등 등에 이르는 두 사람의 관계는 진부하고 우물쭈물하기까지 하다.

후반부에서 좀 떨어지는 작가의 역량도 한 이유일 것이고 의외의 반향으로 애초의 기획보다 늘린 구성, 불륜의 사랑에 대해 아직 거부적인 사회분위기 등이 얽히면서 작가와 연출의 입지가 좁아진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제 「애인」은 운오와 아내 명애의 별거, 여경의 이혼요구 등으로 대갈 등에 접어들었다. 기혼자들의 사랑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심이 드라마차원이상이라는 점은 확실한 듯 하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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