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검·변 공방 재판부가 만류 나서기도/증인 “불순분자 소행” 진술에 방청객 실소○…7월8일의 1심 20차 공판이후 96일만에 다시 맞붙은 검·변의 공방은 재판장이 중재에 나서야 할 만큼 치열했다. 증인인 양대인 당시 11공수 참모장이 진술을 번복하자 검찰은 즉각 검찰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석진강 변호사는 검찰진술을 유죄 판단 증거로 쓸 수 없다며 검찰측과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권성 부장판사가 『모든 판단은 재판부가 알아서 한다』고 만류해 신경전은 일단락됐다.
○…권부장판사는 증인들이 광주지역 명칭를 말하며 5·18사건 초기 상황을 설명하자 법대 위에 지도책을 펴놓고 위치를 확인했다. 재판부는 시외버스터미널, 비행장 등이 사건 이후 이전돼 16년전 광주지역 상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좌배석 이충상 판사가 83년 광주에서 6개월간 시보생활을 해 큰 애로는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법정에는 재판부가 야심작으로 준비한 광주지역 상황판이 등장했다. 권부장판사는 증인들에게 상황판을 토대로 금남로에서의 시위진압과 병력배치상황, 첫 발포 위치를 설명토록 지시했다.
○…김병엽 당시 전교사 교리발전처장은 『광주사태는 북한이 조종하고 불순분자들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는 논리로 일관해 방청객들 사이에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검찰은 변호인 증인신문후 재판장에게 『김씨가 5·18사태와 어떤 관련이 있어 증인으로 채택됐는지 의아스럽다』며 변호인단의 증인신청사유에대한 석명을 요구했다.
○…일부 증인들이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 등의 광주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자위권발동=발포명령」이 아니라고 말하자 방청객중 1명이 『최규하를 강제구인하라』고 소리치다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재판 끝무렵 광주유족 10여명이 『옳은 일을 해야 할 변호사들이 돈을 위해 일한다』고 소리치자 변호인단은 황급히 피고인 출입문으로 퇴정했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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