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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OECD 파고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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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OECD 파고 “비상”

입력
1996.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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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경쟁력 약화·적대적 인수합병 우려/단체수계·고유업종제도 등 후퇴 가능성/불공정거래 해소·판로확대는 이점으로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 몰고올 자금 환율 투자·자본이동등 경제상황변화가 중소업계에는 호재보다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소고유업종보호나 정부공사의 단체수의계약같은 지원책이 후퇴하고 원화절상압력에 따라 수출경쟁력 약화, 적대적 기업인수합병증가 등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려되는 것은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입에 따른 원화절상압력으로 중소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란 점이다. 일부에서는 국내 자금사정이 좋아져 만성적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이 재무구조를 호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국내금융기관의 대출관행으로 보아 OECD 가입후에도 낮은 금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자금의 부익부빈익빈현상이 두드러져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최동규(48)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와 자본이동의 자유화를 전제로 하고 있는 OECD가입은 국내기업의 해외로의 탈출과 산업공동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제조업종의 60∼70%가 대기업과 하청관계에 있는 중소업계로서는 대기업의 해외탈출 가속화는 곧 생산 및 시장기반의 와해를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도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국민은행 중소기업팀 허성철 차장(43)은 『단기투기만을 노린 핫머니는 질적으로 산업자금화한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자금에 쪼들리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칫 이 자금이 낚싯밥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판로나 자금운용 등에 투기자금이 개입할 경우 부도나 인수합병으로 쓰러지는 중소업체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지원정책의 양대 버팀목인 단체수의계약제도와 중소기업고유업종제도의 변화도 정부의 대응전략이 시급히 요구되는 숙제다. 단체수의계약은 이미 내년 1월 발효되는 조달시장 개방에서도 예외를 인정받은 사항이나 정부가 OECD의 요구에 따라 또 다른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동규 위원은 『정부 스스로가 단체수의계약이 마치 공정경쟁에 반하는 것으로 알고 외국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기존 OECD 회원국들도 어떤 형식으로든 중소기업의 정부조달비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소기업고유업종은 OECD체제하에서는 제도자체가 존속되기 힘들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생산기반을 지켜주는 자율적 협조체제가 필요하며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정부의 조정능력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OECD 가입에 따른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정경유착, 음성자금과 같은 부패구조가 개선돼 불공정거래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점, 시장개방으로 판로가 확장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기업은행 한영구 조사연구부장은 『국내시장 개방 못지않게 넓어지는 해외시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첨단산업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구조조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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