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부부 근심 덜고 주부엔 「재택 일거리」박계현씨(32·교사·서울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아파트)는 5월 아파트 게시판을 통해 16개월 된 딸을 봐줄 사람을 구했다. 이틀후 연락온 사람은 바로 옆 아파트의 전업주부로 딸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박씨는 『집에서 멀지않아 출퇴근 때 맡기고 데려오기 편하고 가끔 귀가가 늦어져도 아이가 친구와 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요즘 박씨처럼 아파트를 중심으로 맞벌이 주부의 아이를 이웃집 전업주부가 자기 아이와 함께 돌봐주는 「이웃에 또래아이 맡기기」가 새로운 탁아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파트 게시판에서 아이를 맡기고 봐주려는 사람들이 붙인 전단을 흔히 볼 수 있고, 반상회도 이들에게 좋은 정보나눔처가 되고 있다. 다섯살짜리 아이가 있는 정현숙씨(34·회사원·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까치마을)는 지난해 12월 이곳으로 이사한 뒤 반상회에서 급한 사정을 말해 또래아이가 있는 이웃 주부를 만날 수 있었다. 인천 남동구 만수동 금호아파트단지내에 있는 녹색유치원 김영실 원장은 『원생 50명중에 맞벌이 가정 어린이가 20명인데 그중 5명이 이웃에 사는 전업주부 집에서 낮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래아이가 있는 집에 아이를 맡기는 맞벌이 주부들은 어린이집 등 기존의 탁아기관보다 분위기가 가정적이어서 마음이 놓인다고 말한다.
이같은 탁아방식은 자신의 자녀와 함께 이웃의 아이들을 봐주고 월 20∼40만원의 고정수입을 벌 수 있어 전업주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재택일거리」로 인기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도 외동아이가 많은 핵가족시대에 이웃집 아이들과 생활하며 공동체의식도 기르고 우애도 쌓을 수 있어 교육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좋다고 전업주부와 맞벌이주부들은 입을 모은다.
이웃집 아이를 봐주는 신성이씨 (34·경기 광명시 철산동 우성아파트)는 『아이가 혼자 클 때는 이기적인 면이 많았으나 옆집아이가 온 뒤 더러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 아껴주는 마음이 생겨 좋다』고 말했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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