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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철학회/논리­신비 조화의 길 모색(인문학시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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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철학회/논리­신비 조화의 길 모색(인문학시대:9)

입력
1996.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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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등 종교학적인 연구 병행/창립후 학회지 5집까지 발간근래 들어 「세계화」와 그에 따른 대학교육의 개혁 바람 속에서 「인문학의 위기」는 그 체감지수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인문학 분야 중에서도 가장 크게 위축될 수 있는 분야는 철학일 것이다. 그동안 철학연구가 서양철학과 중국철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생각할 때, 우리의 인도철학은 싹을 틔우기도 전에 매서운 비바람 속에 노출된 셈이다. 그러나 인도철학 연구자들은 개화와 결실의 미래를 기대하면서 비바람을 견디고자 스스로를 다지고 있다. 그 중심에 인도철학회가 있는 것이다.

인도는 세계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이고 세계 3대 종교 중의 하나인 불교의 고향이다. 철학사의 광장에서도 그리스철학 중국철학과 함께 정립해 오고 있는 것이 인도철학이다. 인도철학에 대한 현대 학문적 연구의 시작은 인도를 탐험하고 지배한 유럽의 학자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와 다르다. 불교를 보다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도의 철학과 종교전통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자각에서 우리의 인도철학 연구사는 출발하게 되었다. 60년대초 동국대 불교대학 안에 인도철학과가 설치됐고 우리 인도철학자들의 학문공동체인 인도철학회가 탄생되기까지는 여기서부터 다시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필요했다. 88년 창립 당시 우리 학회에는 인도를 비롯,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공부한 연구자들까지 폭넓게 참여, 인도철학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그동안 학회지 「인도철학」은 제5집까지 발간됐는데, 그 경향성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의 인도철학의 현주소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인도철학 연구의 영역은 불교를 비롯한 인도종교에 대한 종교학적 연구와 정통 인도철학에 대한 철학적 연구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사실 인도에서 철학과 종교는 하나였으므로 종교학적 연구와 철학적 연구는 분리될 수 없다. 최근에 이르러 산스크리트어 원전의 독해를 통한 엄밀한 문헌학의 바탕 위에서 철학적 사색을 전개하고자 하는 방법론이 주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밖에 비교철학이나 비교종교학의 방법을 통하여 인도철학이 철학·종교학의 영역 속에서 자기 자리를 확보해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문학의 위기」는 지나치게 논리만 추구하는 경향에서 오는 위기인 바, 논리와 신비를 함께 추구하는 인도철학에서 그 조화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인도철학의 르네상스가 곧 인문학의 르네상스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정승석 동국대 교수·인도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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