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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장의사에도 가격파괴 바람

입력
1996.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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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따로 구입 풍조에 할인상품 봇물미국의 장의사업은 보수와 성장 가능성 등을 따져볼 때 최고수준의 직업군에 속한다.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을 수 밖에 없으므로 장의사업은 경기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안정성을 보장받고 있다. 또 미국의 유족들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장례비 문제로 시비를 벌이지 않아 장의사업자들은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들어 장례식 소요경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움직임이 미국에서 점차 확산돼 가고 있다. 장례식 상품을 조목조목 비교해 마음에 드는 것들을 미리 예약하는가 하면, 일습으로 구입했던 장례용품도 따로따로 장만한다. 손님유치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던 장의사들도 저마다 할인상품을 개발하며 경쟁력갖추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미국 최대 장의사 체인업체인 SCI(Service Corporation International)사가 지난달 선보인 「장례용품특선」은 대표적 할인상품이다. 뉴욕 등 미국내 15개 지역에 체인망을 둔 SCI는 관을 비롯한 모든 장례용품을 컴퓨터에 입력,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소비자들은 100달러에서 8만달러에 이르는 다양한 관을 살펴보고 예약을 한 뒤 장례식때 이를 사용한다. SCI는 전시장 운용비 등을 절감, 상품에 따라 5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장의사중 98%는 장례용품의 예약시스템을 도입했다. SCI의 윌리엄 버렛 사장은 『장례용품의 가격을 미리 알아보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며 『장의사업에도 가격파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든 상품의 가격인하경쟁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유독 할인을 하지 않는 장례용품에까지 의문을 품게 됐으며, 결국 장의사업도 「쇼핑」대상으로 삼게 됐다는 설명이다.<뉴욕=이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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