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풍부·자금지원·투자관리철저 “매력”/대우전자 등 진출 새 유럽 전진기지 부상【벨파스트(북아일랜드)=조재우 기자】 북아일랜드가 한국기업의 유럽전진기지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북아일랜드에 진출한 한국기업중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한 기업은 대우전자로 총 고용인원은 850명선이다. 대우전자부품이 250명, 대우전자에 비디오 겉면을 공급하는 대화금속이 220명, 대륭정밀 현지법인인 라딕스 텔레콤이 177명, 대성서키트가 50명선이다. 그리고 4일 「유로파 툴」이라는 현지법인으로 공장가동을 시작한 양지원공구도 23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북아일랜드가 한국기업들로부터 투자적지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을 하기가 좋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에서 실업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11.2%에 달한다. 이는 영국의 8.2%보다 3% 포인트 높은 것이다.
실업문제가 북아일랜드의 가장 큰 골칫거리고 이는 이 지역의 평화문제와도 직결된다. 때문에 외국기업 유치에 혈안이다. 북아일랜드는 린넨산업이 주종이며 전자 등 첨단산업은 거의 없다. 88년 대우전자가 진출하기전까지는 가전회사가 단 한곳도 없을 정도였다.
또 신구교도의 갈등으로 정정이 불안해 기업이 투자를 꺼렸고 경기도 죽어버렸다. 그러나 94년 신구교도간 휴전협정이 맺어진 이후 썰렁하던 벨파스트거리도 활기를 되찾게 됐다.
북아일랜드는 해외기업에 공장 건설비와 기계설비구입자금의 최대 50%를 무상지원한다. 공장을 지을 경우 공장설계도만 북아일랜드 산업개발청(IDB)에 제출하면 약속된 날짜까지 공장과 기계설비를 완공시켜 놓는다. 아무런 허가절차도 필요없다. 열쇠만 넘겨받아 공장이 제대로 건설되었는지 확인만 하면된다. 고용장려금도 지급하고 직업훈련도 IDB에서 모두 책임진다. 비용은 무료. 공장 가동 이후의 「후투자관리」도 철저하다.
벨파스트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크레이가본의 칸 공단에 있는 라딕스 텔레콤은 대륭정밀의 현지법인으로 위성수신기(SVR)를 생산하는 업체다. 대지 4만㎡에 공장건물 6,550㎡ 규모로 근로자의 수는 한국인 9명을 포함, 모두 177명. 이 공장을 설립할때 투입한 현금은 총 360만달러로 30억원이 채 안되는 돈이다. 나머지는 무상보조금을 받거나 장기저리융자. 한국에 비해 초기투자비용이 적게 들기때문에 벤처기업들이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어려운 문제도 많다는 것이 신철사장의 고백이다. 단순노동자의 인건비는 월 90만원 선으로 한국과 비슷하지만 생산성은 크게 떨어진다. 북아일랜드의 노동자들은 손이 커서 세기가 부족하고 조금만 건강이 좋지 않아도 출근을 하지 않는다. 연장 근무도 어렵다. 앤트림지역에 있는 대우전자와 대화금속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러나 규제가 많고 공장설립절차가 복잡한 한국보다는 기업하기에 유리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게다가 유럽연합의 높은 관세장벽을 피할 수 있고 물류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오세각 대우전자 현지법인사장은 『이곳에서는 노동집약적 산업보다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유리하다』며 『유럽시장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업종선정을 잘하면 큰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기업 유치 일선지휘 바로니스 댄턴 장관/“한국이 성공해야 타국도 진출… 유럽개척도 지원”
바로니스 댄턴 북아일랜드 경제장관은 한국기업의 북아일랜드 유치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다. 60세의 맹렬여성으로 자동차경주광인 댄턴장관은 4일 있었던 양지원공구 현지법인 「유로파 툴」의 공장 설립행사에 직접 참가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북아일랜드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해 진심어린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댄턴 장관은 『북아일랜드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되는 한국기업들이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기업에 대한 지원이 곧 북아일랜드의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며 『필요하다면 한국 기업을 위해 유럽시장개척에도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기업이 반드시 성공해야만 다른 기업들도 북아일랜드를 투자 적지로 보게될 것』이라며 『한국기업들이 북아일랜드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런던 스쿨 오브 이코노믹스(LSE)를 졸업한 댄턴 장관은 주로 마케팅분야에 종사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68년이후 프로 카레이서로 활동했던 그는 영국 여성 자동차경주대회에서 두번이나 우승한 경력도 있다. 그는 현재 영국 여성 카레이서클럽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자신감 있는 표정, 호소력있는 말솜씨로 사람들을 흡인하는 그는 「북아일랜드의 대처」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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