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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 「수펙스」/“경영혁신 원조” 다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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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 「수펙스」/“경영혁신 원조” 다시 각광

입력
1996.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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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최고목표 설정/위상파악·장애제거/경쟁력 극대화운동/모든 업무과정에 적용/신기술개발 등 성과/타사 본받기 자료요청선경건설 구매팀 이호선 차장(40)은 그룹수펙스 보고를 앞두는 두달여 동안은 자신과 소속부서, 회사의 현재 위상을 파악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구매한 자재의 단가와 품질수준, 납기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 구매자료를 정리하고 구매자재에 대한 공사현장의 평가도 들어야 한다.

또 국내 우수경쟁사의 자재구매정보를 수집해 품목별로 차이점과 수준차를 비교 분석, 현재 업무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이어 품목별로 자재구매면에서 가장 뛰어난 회사를 앞지르기 위한 장·단기 계획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임원과 직원이 상하 없이 깡통 속에서 함께 부대끼며 머리를 맞댄다는 의미의 「캔 미팅」을 통해 이루어진다.

「경쟁력 10% 높이기운동」이 범재계 차원에서 본격화하고 있는 요즘 선경그룹의 독특한 경쟁력우위 확보전략인 「수펙스운동」이 뒤늦게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영개혁을 추진중인 다른 기업들로부터 「경영혁신운동의 원조」로 인정을 받으면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각광을 받는 것이다.

선경그룹에 따르면 최근 삼성그룹과 금호그룹 회장비서실에서 「수펙스운동」에 관한 상세한 자료를 수집해간 바 있고 외한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선경그룹으로부터 수펙스운동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또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등 기관과 중견기업들도 최근 이 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펙스운동」은 경쟁력극대화를 위해 개인이나 단위조직이 일을 할 때 그 일의 「Super Excellent(Supex·인간이 달성 가능한 극한치)」수준을 찾아내서 그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들어 현재 세계 일류기업을 목표로 노력한다면 10년후에는 수준이 크게 높아지겠지만 당초 목표로 삼았던 세계일류 기업도 발전을 계속해 결국 그들보다 우위에 서지 못합니다. 따라서 세계 일류기업이 10년 후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보다 높은 수준을 목표로 삼아야 하고 이 한 단계 높인 목표가 현재 우리가 펼치는 수펙스운동의 현실적 목표(수펙스 수준)』라고 선경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운동의 큰 특징이자 관심을 끄는 부분은 전직원이 함께 참여할 뿐 아니라 일회적이거나 선언적이지 않다는 것. 선경그룹 직원들의 일상적인 업무의 모든 과정이 바로 「수펙스운동」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운동은 모두 5단계로 이루어지는데 ▲개인(부 혹은 회사)의 현위상 파악 ▲키포인트(핵심) 찾기 ▲수펙스 설정 ▲장애요인 파악 ▲장애요인제거 순으로 끊임없이 순환한다.

수펙스운동은 이미 적지않은 위력을 발휘했다. 선경건설은 여천 원유저장기지 건설현장에서 당시 터널굴착공법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력을 높이는 노력을 끈질기게 전개한 결과 SK/CUT 이라는 신공법을 개발해 특허를 받은 바 있으며 유공은 프랑스에서 기술계약을 하고 도입한 휘발유원료 생산기술의 생산성을 2년 뒤 본래 기술개발을 한 회사보다 60%나 더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또 최근 대대적으로 전개된 선경인더스트리의 감원도 수펙스운동에 따른 것이었다.

선경그룹은 1년에 한 번씩 최종현회장이 주재하는 사장단 회의를 열어 수펙스운동 진전상황을 점검하고 최회장 개인적으로도 매주 2개 계열사씩 수펙스 관련보고를 받고 있다.

선경그룹의 관계자는 『수펙스운동의 효과는 수치화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모든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경쟁력극대화를 향해 직접 뛰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말했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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