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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과거청산」 뒷걸음 치나(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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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과거청산」 뒷걸음 치나(뉴스메이커)

입력
1996.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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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일가 살해명령” 피소 말란 전 국방장관 무혐의 석방남아공 백인정권시절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추종자의 일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마그누스 말란 전 국방장관(66)이 11일 무혐의로 석방돼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시대에 대한 역사청산작업이 뒷걸음질치게 됐다.

말란 전 장관은 ANC의 반정부활동을 견제하기 위해 ANC와 대립관계에 있던 잉카타자유당(IFP)의 행동대원을 조종해 87년 콸줄루―나탈주 더반의 ANC 추종자 일가족을 습격, 흑인 13명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었다.

이 재판은 ANC와 IFP간의 갈등이 백인당국에 의해 조장됐다는 설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로 여겨져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법원은 이날 백인정부에 의해 훈련된 IFP 행동대원이 범행을 저지른 것은 확인했지만 말란 당시 국방장관이 이를 조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말란 전장관은 재판에서 ANC를 견제하려는 망고수투 부텔레지 IFC당수의 요청을 받고 줄루족 206명을 훈련시킨 사실은 시인했으나 살인명령을 내리는 등 위법활동을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야당지도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조직을 운영하기는 했지만 흑인을 감시하지는 않았으며 공산주의자의 활동을 막기 위해 활동했을 뿐이라고 강변했다.

프레토리아대에서 군사학을 전공한 뒤 군에 입대, 46세에 군사령관에 취임한 그는 흑인탄압에 압장선 대표적인 인물로 흑인들에겐 저주의 대상이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희생자 가족과 흑인들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과거청산 의지가 빈약하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당시 폭력을 행사한 흑인운동가들도 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 남아공의 과거청산작업은 흑백 양쪽의 압력속에 자칫 표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최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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