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통과될바에는 정치권서 힘 실어줘야/중기·농민보호차원서 부작용 줄이는게 중요”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 결정된뒤 야당가에서는 『어차피 통과될 일인데 제동만 거는게 능사는 아니다』라는 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OECD가입에 적극 반대해온 국민회의와 자민련 내부에서 국회비준을 놓고 「무조건 반대」보다는 「대안제시」쪽으로 입장을 변경하고 있는 것이다. 기왕 OECD에 가입할 바에는 정치권에서 힘을 실어줘야 국가의 대외신뢰도가 손상되지 않는다는 대국적 판단때문이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12일 『OECD가입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기존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집권대안세력으로서 비준에 반대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OECD가입에 따른 실행프로그램을 만들어 문제점과 부작용을 줄여나가는 일』이라며 대안마련에 비중을 실었다. 자민련 이정무 총무도 『김종필 총재는 OECD가입에 따른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회비준문제는 국민회의측과 협의,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비준과정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던 야권이 이처럼 유보적 태도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야권은 국가중대사에 무조건 반대할 경우 국내외적으로 책임있는 야당의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오히려 경제개방의 가속화에 따른 충격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과 농민을 위한 정책차원에서 보완책을 제시함으로써 실속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때문에 야권은 일단 OECD가입에 공식적으로는 기존의 반대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서도 가입에 따른 후속조치를 놓고 정부·여당측과 비준안 처리를 위한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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