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 고어·신사적 켐프/인신공격 없이 경제·외교 논쟁… 여론 “고어가 우세”또 하나의 「신사토론」이었다. 그래서 평범한 토론이 되어버렸다.
9일 하오 9시(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치러진 미 부통령후보 TV토론은 며칠전 대통령후보 1차토론과 마찬가지로 개인신상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점잖게 진행됐다. 공화당 진영 일부참모는 여론조사에서 지고 있으면서도 상대방의 약점인 윤리문제를 다루지 않는데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이날의 부통령후보 토론에서도 신상문제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승자는 고어가 될 수밖에 없다.
토론이 끝난 직후 실시된 CBS방송의 여론조사 결과 어느 쪽이 토론에서 이겼느냐는 질문에 고어라는 응답이 48%, 켐프라는 응답이 31%였고 13%는 양쪽에 같은 점수를 줬다. 또 대통령후보간 1차 TV토론 때와 거의 마찬가지로 대상자의 92%가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돌―켐프」 지지에서 「클린턴―고어」지지로 돌아선 사람이 2%, 반대 경우가 1%였다.
토론의 주제는 세금문제를 둘러싼 경제논쟁이 주류를 이뤘다. 『나는 클린턴―고어의 정책중 단 두가지, 국내정책과 외교정책에 이의를 갖고 있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던 켐프 후보는 15%의 세금삭감을 통해 미국경제를 15년내 현재의 2배 규모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파이가 커져 의료보험 교육 등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고어 후보는 공화당쪽의 15% 세금감면 공약을 「위험한 5,500억달러 감세안」이라고 규정하고 줄고 있는 연방정부 적자를 큰폭으로 다시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세금감면은 균형예산안이 허락하는 범위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반대했다.
외교문제에서 켐프 후보는 『지난 4년간의 미국 외교정책은 약하게 보이면 상대방의 도발만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다』고 공격했고 고어 후보는 『클린턴의 외교정책은 용기와 비전, 지혜, 지도력을 보여줬다』고 방어했다.
고어 후보는 사회자의 질문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심판에게 침을 뱉었던 메이저 리그의 알라모 선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 타자)에 대해 즉각 출장정지처분이 내려졌어야 한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정신」을 위배했다는 것이 고어의 설명이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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