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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되살아난 「이승복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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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되살아난 「이승복 마을」

입력
1996.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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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피살 탑동리와 불과 10㎞거리/“28년전 기억 생생” 비극 떠올려/마을 젊은이들로 자체 경계도『승복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사건 당시 「이승복 어린이」 등 일가족 4명을 잃었던 강원 평창군 용평면 노동리 마을. 해발 1천m 운두령 기슭에 자리잡은 이곳 주민들은 10여㎞ 떨어진 진부면 탑동리에서 주민 3명이 무장공비에게 희생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28년전 비극을 떠올리며 공포에 떨고있다.

당시 화전을 일구며 살았던 20여가구 주민들은 그해 12월9일 이승복일가가 공비들에게 희생당한 운두령기슭에서 3㎞아래 윗삼거리에 2가구씩 공동가옥촌을 형성, 감자농사와 더덕 약초 등을 캐며 안정을 되찾았다.

지게봉능선에서 탑동리마을 주민들의 시신이 발견된 9일부터 이 일대의 산과 도로에는 1천명의 병력이 투입돼 수색·매복작전을 펼쳐 당시의 긴장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주민들은 통행금지가 실시되자 모두 문을 걸어 잠그고 출입을 삼간 채 밤을 지샜다.

이승복 일가가 살해되던 날 이사왔다는 강환기씨(78)는 『승복이가 숨져간 그날처럼 공비가 다시 나타날 것만 같아 온몸이 떨린다』며 감자캐기도 중단한 채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갔다. 주민 홍석현씨(68)도 『분위기가 워낙 살벌해 저녁 6시만 되면 문을 잠근채 일찍 잠자리에 들지만 산속에 공비가 있다는 생각에 잠도 오지 않는다』고 불안해 했다.

이 마을 반장 진경상씨(42)는 『옛날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마을 젊은이들 10여명이 자체적인 경계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하루빨리 무장공비들이 잡혀 마음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평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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