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 선전장 된 국감장/고속철도 질의의원들 준비소홀·중복에/참고인 알스톰 간부 「명쾌한 답변」만 부각9일 건교위의 고속철도공단 감사에서는 보기드물게 외국인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국TGV컨소시엄인 유코레일사 사장인 F 베르통씨는 프랑스 알스톰사의 간부로 고속철도 협상에 초기부터 참여한 인사다.
그러나 막상 대다수 의원이 사전준비를 별로 하지않아 빈축을 샀다. 고속철도가 지나는 지역의 일부 의원은 「일단 발언하고 보자」는 자세로 중복질의를 거듭했다. 준비소홀, 중복질의, 정치적 발언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베르통씨의 답변이 부각되면서 국감장은 마치 알스톰사의 선전장이 된 듯했다.
첫 질의에 나선 유종수 의원(자민련)은 『TGV의 기술이전은 약속대로 이행하느냐』고 따졌다. 유의원은 또 경부고속철도의 공사지연시 추가비용을 청구할지, 교량과 터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우리 지형에서 고속철도가 제 기능을 할지도 물었다. 이어 안동선 한화갑 이윤수 임채정(국민회의) 김일윤 의원(신한국)도 비슷한 질의를 했다.
베르통씨의 답은 명쾌했다. 『계약대로 기술을 이전한다』 『공사지연은 그 때 가서 검토한다』 『교량 터널이 많아도 도면대로 하면 문제없다』는 내용이었다. 베르통씨는 『노반과 교량은 한국측이 할 일이다. 왜 당신네 건설회사들을 믿지 못하느냐』고 비꼬기까지 했다.
한 의원은 『우리는 우리 약점을 얘기하고 베르통씨는 자기 자랑만 한 꼴』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허화평 의원 “옥중 국감”/“재소자 처우개선에 관심” 교정자료 요청/보좌진 매일 상황보고,서면질의 등 검토
국회의원중 현재 유일하게 수감돼 있는 허화평 의원(무소속·포항북)이 옥중에서 간접적으로 국정감사에 참여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국회 법사위소속인 허의원은 국감기간을 맞아 잇따라 수감기관에 자료요구를 하고 있다. 「전국교정시설 현황」「전국소년원 현황」「94∼96년 교정업무관련 세부항목별 예산명세」 등 대부분 교도행정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는 이같은 자료를 토대로 「서면질의」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허의원은 거의 매일 보좌진을 면회, 국정감사등 정기국회상황을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은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허의원은 난방시설 등 재소자들의 생활환경개선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며 『마침 법사위에 소속돼 있어 교도행정에 관한 자료요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허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감옥이 만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42개 교정시설 수용정원은 5만7천3백60명인데 실제로는 2천3백명이 초과된 5만9천6백60명이 수감돼 있다. 특히 대구교도소와 성동구치소 등은 각각 2천7백명, 2천명 정원에 3천4백15명, 2천5백33명을 수용하고 있어 「콩나물 시루같은 감옥」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정가에는 『허의원이 자신의 처우와 관련된 자료만 요구하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1월말 12·12사건 등으로 구속된 허의원은 최근 1심에서 내란주요임무 종사죄로 10년형을 선고받은 뒤 현재 항소심에 계류중이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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