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겨냥 게릴라이미지 탈색/「부드러운 남자」 화려한 변신/어린이 안고 키스 등 미국식 선거캠페인/재집권 가능성 높여다니엘 오르테가 전 니카라과 대통령(50)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정부」라는 기치를 내세우며 재기를 위한 대변신을 선언하고 나섰다.
90년 2월 비올레타 차모로 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야당지도자로 6년 넘게 절치부심해 온 오르테가는 20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다른 정치인들처럼 군중속으로 들어가 어린아이들을 안고 키스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이는 게릴라지도자 출신에다 혁명노선을 신봉한 사회주의자였던 그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변신이다.
변신노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TV 광고 등 미국식 선거캠페인을 받아들였고 시장경제 체제 유지를 약속했으며 당가도 산디니스타게릴라들이 부르던 「인류의 적, 양키와 싸운다」에서 베토벤의 「환희의 찬가」로 바꾸었다.
오르테가는 이같은 변신노력에 힘입어 경쟁자 아르놀도 알레만 자유동맹(LA)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 그는 현재 수도 마나과 시장 출신 알레만후보와의 격차를 4%포인트차까지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후보들이 난립한 1차투표에서 알레만 후보가 당선에 필요한 유효투표의 45%이상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관측통들은 오르테가가 1차투표에서 알레만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면 11월 결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기가 힘들 것같던 오르테가의 재부상은 니카라과가 직면한 최악의 경제상황과 함께 알레만후보의 자충수가 크게 작용했다.
차모로 현대통령은 연 1만3,000%에 달했던 인플레문제를 해결했지만 경제 회생에는 실패해 니카라과를 남미에서 아이티 다음의 최빈국으로 전락시켰다. 또 오르테가의 재집권은 곧 내전과 공포의 재현이라고만 떠들어대는 알레만 후보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겁만 주는 떠버리」로 국민들에게 비치기 시작했다. 한때 적으로 싸웠던 콘트라반군 지도자 2명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도 오르테가에게는 유리한 상황전개이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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