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반포 550돌 한글학회 14,15일 국제학술대회 「한글의 세계화」 사전 중계/국가별 특성맞는 교재 개발/한국어 교사 훈련기관 설치 등/정부차원 전담기구서 지원 시급/내년 도입예정 한국어검정제도/우리말 실력 종합평가모델 개발/표준교육과정 등 선행돼야9일은 훈민정음이 반포된지 550돌이 되는 한글날. 세계화시대에 발맞춰 「한글의 세계화」를 요구하는 소리가 높다.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고 보급하려는 노력도 폭넓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언어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한글의 국제화를 도모하는 「한국어 국제화 추진협의회」(회장 박갑수 서울대 교수)를 발족시켰고 대학과 각종 학술단체를 중심으로 해외동포와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미미하다. 미국에선 97년부터 대학입학적성시험(SAT)에서 한국어가 선택과목으로 채택되는 등 우리 말을 배우려는 외국인은 계속 늘고 있지만, 우리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한글학회(회장 허웅)가 550돌 한글날을 맞아 14, 15일 이틀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하는 제5회 국제한국어학술대회는 이 문제를 점검하는 자리다. 국내외의 한국어 교육·연구자 25명이 발표자로 나오는 이 대회의 종합주제는 「세계 각국의 한국어 연구현황과 교육방향」.
기조강연을 하는 서울대 이현복 교수(언어학·한글학회 부회장)는 영국 스웨덴 일본등지에서 한국어강의를 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어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지역및 국가별 특성에 맞는 교과서 개발이 안되고 있고 한국어 교수나 교사의 훈련기구가 없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이규희 교학부장은 미리 배포된 「한국어교육의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논문에서 『국제적인 문화교류의 측면에서 우리 것을 전파한다는 발전적인 의미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며 국내외 한국어교육 현황을 살피고 있다. 그는 특히 『대부분의 해외 한국어 교육담당 교사들은 다른 생업에 종사하면서 봉사차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실정이어서 교재개발이나 교수방법을 연구·지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정부차원에서 교재개발, 교사양성, 능력평가 등을 총괄 전담하는 기구를 설립, 체계적인 해외 한국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10월께 우리 말도 영어의 토익(TOEIC)이나 토플(TOEFL), 일본어능력시험(JLPT)처럼 외국인을 대상으로 평가시험이 치러진다. 교육부가 추진중인 한국어능력검정제도 도입계획의 연구책임을 맡고 있는 연세대 김하수, 서상규교수는 「한국어능력평가시험의 기본모형 수립을 위한 기초적 연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전세계 외국인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되는 이 시험의 배경과 성격에 대해 설명한다. 이들은 『한국어에 대한 국내외의 요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어 국가차원에서 평가(검정)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며 우리 말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어로 자리잡기 위해 우리 말의 듣기 어휘 작문 및 독해실력을 종합평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평가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교수 등은 이를 위해 ▲한국어교육의 기초적 연구에 대한 지원의 확충 ▲표준 교육과정의 확립 ▲공동교재 및 교수법 개발 ▲교사의 자격인정제도도입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손호민 하와이대 교수(동아시아 어문학과)는 「미국에서의 한국어 연구와 한국어교육」을 주제로 발표, 미국내 한국어교육의 실상을 소개한다. 손교수는 미국에서 일고 있는 「한국어붐」의 주요 요인은 미국정부와 각종 학술단체의 투자와 노력 덕분이라며 ▲교과서와 시청각교재개발 ▲교사들의 자질과 처우향상 ▲학문위주 학생과 실용·교양위주 학생간의 조정 ▲언어능력 측정문제 등을 미국내 한국어교육의 현안문제로 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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