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론반전용” 인식… 외교 부담될수도에반 칼 헌자이크씨(26)의 북한 억류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향후 북·미접촉의 내용과 수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체 상태에 빠진 북·미협의채널을 어떤 형태로든 복원·확대하려고 시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정부는 북한이 아무리 이번 사건을 확대하려 해도 한계가 있으며, 북·미간 교섭이 진행되더라도 영사접촉 이상으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전망은 미국조차 헌자이크씨가 안기부의 간첩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무장공비침투사건 등으로 악화한 국제여론을 반전하고 북·미간 교섭채널을 확보하려는 터무니없는 억지로 보고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헌자이크사건은 클린턴 미 행정부내의 한반도 정책담당자들에게 또 하나의 외교적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는 측면이 있다.
헌자이크씨에 대한 평양측의 간첩혐의 적용발표는 지난달 발생한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의 간첩혐의 연루사건으로 한미관계가 다소 불편해진 가운데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측의 반발을 고려해 적어도 당분간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하던 북한과 또다시 거래를 해야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측이 헌자이크씨에 대한 기소방침을 1주일전 통보해온 사실을 7일 일부 언론에 흘렸다. 이와 함께 미국정부의 요청을 받은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 관리들이 9월16∼17일 2차례 헌자이크를 면회했으며 7일에도 또 한차례의 면회가 이루어질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9월26일 북한과 임시 영사보호협정을 맺고 북한내에서 체포되거나, 부상 또는 발병하는 자국인들에 대한 기본 영사보호권을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측에 위임한 바 있다. 스웨덴 대사관원들은 신의주 「압록강 호텔」에 억류돼 있는 헌자이크를 면담한 결과 그가「적절한 대우」을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이 북한의 헌자이크 면담사실을 슬그머니 흘린 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영사보호권을 존중하고 있음을 은연중 강조하려는 인상이 짙다. 미국은 이번 사건을 개인에 의한 개별적 사건으로 간주하고 영사보호 차원에서 다뤄 나가려 할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장인철 기자>워싱턴=이상석>
◎헌자이크 외사촌형수 인터뷰/“한국말도 못하는데 간첩이라니/8월 만리장성보러 간다고 중국으로 떠나”
헌자이크씨의 외사촌형수 윤은미씨(27·강원 원주시 원동)는 7일 헌자이크씨는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간첩활동을 했다는 북한의 발표는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헌자이크씨는 한국말을 어느정도 하나.
『「밥줘」 「맛있다」 정도의 초보적인 한국말을 더듬거리며 겨우 한다』
―헌자이크씨의 부모는.
『어머니는 윤정례씨(62)로 지난 70년대초 미국인 남편과 결혼해 이민갔으나 남편과 헤어진후 현재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모텔업을 하며 헌자이크씨와 단둘이 살아왔다』
―헌자이크씨가 언제 한국에 왔나.
『7월초 처음으로 한국에 와 우리집과 이모 윤막내씨(경기 부천시)집에서 1주일동안 머물다 돌아간뒤 8월 중순께 다시 한국에 와 우리집에서 1주일가량 지냈다. 헌자이크씨는 「만리장성을 보러 중국에 다녀오겠다」며 중국으로 갔다』
―이후 행적은.
『1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안돼 주중 미국대사관으로 전화를 해 행방을 수소문했다. 미 대사관직원이 헌자이크씨가 북한에 갔다고 전해줘 알았다』
―헌자이크씨가 중국에 가기전에 북한에 간다는 얘기를 했었나.
『전혀 그런 말을 하지않았다』<원주=곽영승 기자>원주=곽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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