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공동사용/해외연수 하숙하기/회식·야유회 축소/회장도 이면지 사용/사무공간 축소 임대/토요일 식권 폐지/복사기 관리키 설치기업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필사적인 「구두쇠 작전」을 펴고 있다. 연월차수당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휴가좀 가라』고 사정하는가 하면 토요일 식권없애기, 연하장·카드 안보내기, 전화기 줄이기, 해외연수시 하숙하기 등 눈물겨운 절약운동을 벌이고 있다. 감원 임금동결 등 단기적 처방이 직원들의 사기를 꺾어 오히려 불황극복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업계는 씀씀이를 줄이는데 1차 목표를 두고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일반우편으로 발송해온 회사 정기간행물을 지난달 공보처에 정기간행물로 정식 등록, 우편료를 월 225만원씩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매달 한번씩 개최했던 직원들간 「호프데이 미팅」을 두달에 한번으로 축소했고 수원공장에는 부서간에 쓰지않는 설비 및 물건을 교환하기 위한 「만물상」을 설치했다. 이벤트회사를 통해 월 8차례씩 개최했던 대리점판촉행사도 지난달부터는 회사에서 직접 운영, 연간 4,700만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삼성그룹은 거래선에 대한 연말연시 선물과 연하장 등을 20∼50%씩 줄이기로 했고 해외출장시 퍼스트클래스를 이용했던 부사장급도 6시간이하 여행에는 비즈니스클래스를 타게했다. 또 지금까지는 영어학원 등 수강료의 50∼60%를 일괄 지원해주었으나 앞으로는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어학실력을 1등급씩 올릴때마다 보상금을 주는 방식으로 어학연수비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LG반도체는 최근 사무공간 축소를 통해 약 150명이 일했던 1개층을 비우고 타기관에 임대, 연간 20억원의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기아자동차는 전화비 절약을 위해 직원 1인당 1대였던 전화기를 2인1대로 줄이고 임원들의 직통전화를 모두 없앴다. 또 회장 및 사장에게 올리는 보고서를 이면지로 바꿨고 창가 전등끄기 운동 등을 하고 있다.
(주)미원은 3개월이상 어학연수시 콘도나 빌라 대신 하숙을 하거나 기숙사를 이용토록 했고 1일 출장비(과장급)도 120달러에서 60달러로 절반을 싹독 잘랐다. 또 사장 접견실을 사무실로 바꿔 건물 임대료 부담을 줄였고 중역의 비서를 2인1명씩으로 축소했다.
포항제철은 간부사원 개인명의의 법인카드를 폐지, 부서공용 카드로 일원화하고 해외파견교육 규모를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쇳물지와 포스코맨지 등 회사 소식지는 통합, 발간키로 했고 주중 접대성골프도 금지했다.
제일모직은 ▲1회용 컵 대신 개인용 머그컵사용 ▲복사기 관리키 설치 ▲위로성 격려성 출장금지 등 근무강령을 채택, 실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임직원 대학생 자녀에 대한 학자금 지원을 반으로 줄이거나 결혼기념일에 제공해온 꽃선물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3개층이하 이동시 엘리베이터 사용 ▲사용하지 않는 PC 전원 가동 ▲필요여부를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서류를 복사하는 행위 등을 제거해야할 거품으로 꼽았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사내 공모결과 ▲토요일 식권을 없애 하는일 없이 점심먹고 퇴근하는 일을 없애자 ▲변기수조에 벽돌을 넣어 물을 아끼자 ▲광고모델을 참신한 신인으로 기용해 모델료를 줄이자는 등 각종 아이디어를 얻었다.
인천제철은 이달부터 직원들의 연월차휴가 사용을 위해 팀별 인원을 2개조로 편성, 격주 토요휴무제를 실시키로 했다. 이 제도로 인천제철은 연월차 수당으로 지급해야할 총 12억원중 45%에 해당하는 5억4,000여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전자와 LG전자도 직원들에게 연월차 휴가를 적극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밖에 LG화학은 경비절감을 위한 비상대책운동으로 특근 및 잔업 없애기, 야유회 성격의 워크숍 등 소모성행사 지양, 2차 안가기, 과다한 외부용역 줄이기 등의 과제를 채택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도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나도 이면지를 쓴다』며 경비절감을 강력히 주문했을 정도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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